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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마흔 즈음에는...

2012.07.23 23:47 1,064 30 0 0

본문



서른도 중반이면 이미 예전과 같진 않다는 것을 누구나 알아챌 수 있습니다.
마흔 즈음에는 자신이 명백히 퇴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서서히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성숙하고 노련해진다는 말로 위안을 삼기엔 상황이 실로 녹록치 않다는 점도 잘 알고 있을 나이입니다.
서른 중반을 넘기면서 가끔씩 엄습해오곤 하던 몹시 서투르고 불편했던 그 무언가의 진정한 정체를
그제야 비로소 확연하게 깨닫는 순간을 일상처럼 맞이하는 시절이기도 합니다.

그 길을 먼저 걸어갔던 선배들의 그토록 소심하고 너절했던 소회를 밥먹듯 대하면서도
살아가면서 짊어져야 했던 버거운 짐이 힘에 겨워 뱉어내는 상투적인 넋두리 정도로 치부하던 내가
이제 그들처럼 숙명적인 퇴화의 암울한 도정에 들어섰다는 걸 매 순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절입니다.

이 때가 되면, 중년의 일상에서 드러나는 몇 가지 두드러진 변화가 있습니다.
청년 시절부터 몸에 배인 못된 생활 태도를 반성하고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성을 회복하는 문제에 대해
진지한 관심이 깊어지고 실천적인 각오도 새롭게 다지면서 간헐적으로 또는 발작적으로 운동에 매달려보기도 합니다.
규칙적이고 절제하는 생활 습관의 필요성을 다시금 절감하고 그걸 몸에 익혀보려고 무진 애를 쓰기도 합니다.
말은 그래도 속으로는 귀담아 듣지도 않았던 흡연의 해악을 나름 절절하게 받아들여서 금연을 결단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절제한 음주 습관에 대한 경각심도 한층 깊어져서 옛날처럼 술자리가 마냥 흔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숙취에서 깨어나는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것에 큰 위기감을 느끼는 순간도 점점 잦아집니다.

하지만 마흔도 말년에 접어들면, 비록 예전만은 못해도 이런 몸과 정신 능력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처음의 생각처럼 그렇게 비참하고 누추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또한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마흔 초반에 걱정했던 것처럼 빠른 속도로 퇴화하지도 않았으며
약간 깜빡거리긴 해도 정신 능력 또한 여전히 활달하다는 명백한 사실 앞에 한없는 위안을 얻기도 합니다.
이처럼 건강한 생물학적 구조물을 이어주신 부모님의 은혜로움에 감사하는 마음도 함께 깊어집니다.

하지만 지천명도 중반이 넘어가면 사멸(死滅)조차 친구처럼 여겨야 하는 시대를 살아야 할 겁니다.
사멸한다는 것에 대한 궁극의 공포조차 이미 많은 선배들이 딛고 넘어섰던 일이라서
나 혼자 새삼스럽게 저어할 일만은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죽음을 벗삼아 얼마 남지도 않았을 생애를 꿋꿋하게 이어가던 수많은 사람들의 담담한 태도에서 엿볼 수 있었던
그토록 허허로우면서도 표홀한 발걸음을 경이로운 눈길로 바라보던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가면 그뿐인 것입니다.

어린 시절, 죽음의 의미를 그나마 확실하게 깨닫게 된 시점부터는
암암리에 문중이나 주변의 노인들을 진중한 눈길로 오랫동안 관찰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치고는 너무도 태평하고 담담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사람이라면, 죽음이 임박할수록 누구나 정신적으로 그걸 넘어서는 단계를 미리 겪어낸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노인이라면 누구할 것 없이 다 위대하다고 여기게 된 진정한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밤엔, 나도 머지 않아 그들처럼 딛고 올라설 수 있다는 희망을 되새겨보는 시간을 가져봅니다.

그거…
별 거 아닐 겁니다.

그리고...
유부방 여러분도 얼마 안 남았습니다. 
꿈 몇 번 꾸고 나면 새벽 안개처럼 찾아올 겁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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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30

ohnglim님의 댓글

  저도 비로소 중년의 문턱에.... 아....

겨울해마님의 댓글

  서른 중반을 넘어서부터...
해가 바뀔수록...
장거리 출장... 그러니까... 당일치기로 500KM 이상 주행후의 몸상태가 변하더군요.
정말로 서른다섯이 넘으니까...
당일로 구미나 포항 출장을 다녀오면 저녁에 반신욕만 하면 괜찮던것이
해가 바뀔수록 다음날도 힘들어지네요.
숨쉬기 운동만 해오던차라... 요즘은 운동을 해야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듭니다.

짬짬님의 댓글

  중년은 50부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평균수명이 70에서 80으로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조만간에 90까지 갈꺼고.... 결국 50이 중간쯤의 시작점이 될 거라는..... ㅋㅋㅋㅋ

아범님의 댓글

이 글을 새벽에 읽어보구 바로 사무실을 나왔습니다.
맑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시야에 자꾸 새벽 안개가 피어오르는 듯… ㅋ
집에 돌아오는 내내 맥이 풀리고…
에 또..아무래도 이 글 때문이지 싶었습니다. 흐

토씨하나 안틀리고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를 살아간다는게
무척 슬프게도 느껴졌습니다.

phoo님의 댓글

  움냐움냐... 피부에 확 와닫는 ㅠㅠ 으앙~

성진홍님의 댓글

  다람쥐 챗바퀴를 돌더라도 월급쟁이하고 싶은 요즘이네요....

이건 뭐.. 4월 이후에 계속 손가락만 빨고 있으니.... @_@

지훈아빠님의 댓글

  아...구구절절 와닿네요....ㅎ ㅎ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22

  어!
갑자기 이 동네가 무지하게 버벅거리는구나~
뭔가 작업 중인 거 같기도 한데...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22

  남들 자는 시간에 왜 저런 글을 써놓아서 야근 중인 아범님마저 심란하게 했을까?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23

  뭐 다른 생각이 있었던 건 아니고 듣던 노래가 던져놓은 심상이 스산하길래 무심코 지껄인 것 뿐이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저런 넋두리가 생기는 법이라오, 당신이 이해하시라.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23

  단순히 넋두리라고 보기엔 미진한 구석이 있어 보이는데…
남성 갱년기 증상의 일종이라면 모를까. ㅋ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31

  내가 갱년기를 진작에 겪었을 나이인 건 분명하지만
그런 증상 때문에 저런 말을 지껄이진 않은 거 같은데...
 
남성 갱년기 증상이라면 흔히들 근지구력 감퇴, 무기력함, 만성적인 피로감은 물론
기억력 감퇴, 우울증, 비만 등이 수반된다지만 저 글 어디에서 그런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단 말이오!
초로의 입구에 서 있는 자의 소소한 감상이라고나 할까, 뭐 그렇게 봐 줄 순 없겠소?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31

  오!
댓글 중에 요즘 유행하는 '정신 승리 요법'을 설파하신 짬짬님의 말씀도 있구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34

  평균 수명이 80~90을 넘어가는 시대에는 50세가 중년의 시작이고 따라서 한창이라는 말씀 말이오?
저건 전형적인 '자기 기만 술책' 아니겠소! ㅋㅋ
사람의 수명이 90이 되든 100세가 되든 50대 중후반이면 누구나 늙은이가 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거~
애처로운 노력 끝에 여전한 근육과 몸매를 과시해봤자 속에선 시간에 흐름에 따라 틀림없이 늙어간다는 거~ 
수명이 아무리 늘어난다 하더라도 소년 시절, 청장년 시절이 함께 비례해서 늘어나진 않는다는 거~
다만 노년만 디따 길어진다는 거~ 으하하~

이건 사실... 여러 명의 의사한테 들은 말이라오.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57

  장년 혹은 중년에서 오래 머물러 있으려고 애처로운 발버둥을 일삼는 것보다는
순리에 맞게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것이 더 안락한 인생이라는 얘기 아니오?
인생에서 중년을 늘리고 노년을 줄여보고자 노력하는 것은 사실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요즘 보면 그런 노력을 경주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이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5:58

  당신은 그런 사람들을 바라보면 그들이 진정으로 행복해 보입디까? ㅋ
나는 그런 노력 자체가 애처롭고 고달퍼보이더이다.
물론 건강에 적신호가 켜져서 그렇게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사람들은 논외로 하고 말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이 건강을 그런 식으로 지킨다는 발상 자체가 각박하고 고단해 보이더란 말입니다.
점점 약해지고 느려지면서 쪼그라드는 인생이 뭐 어때서 그리들 발버둥이란 말입니까!
그냥 몸만 그 나이 대에 걸맞는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다면 대충 넘어가면서 살아봅시다~  ㅋ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6:02

  당신 말을 듣자마자 생각나는 얘기가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인간 중에서 가장 쓸모없는 부류가 하나 있는데 누구인지 아시겠소?
옛날 같으면 예순 이상의 남성들이고 요즘 기준으로 보자면 일흔 이상의 수컷 인간들이라오.
정말 만방으로 그 쓰임을 알아봐도 도무지 사용가치라곤 남아 있지 않은 부류 아니겠습니까!
가족과 후손, 주변에 끼치는 갖가지 민폐에 대해선 따로 말할 필요조차 없을 거요.
인간 동물에게도 쓰레기가 있다면 반사회적인 범죄자들이 먼저 생각날 것이고
그 다음이 늙은 남성들이라고 감히 주장하는 바이오. 크흐흐~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수컷 인간들의 오래 살아보려는 강렬한 집착은 그 자체가 반사회적인 탐욕이라오.
그저 남자 인간은 일흔 전후에 죄다 죽어주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와 후손들에게 모든 면에서 보탬이 된다는 사실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되는 거요.
그러니… 제발… 적당히좀 삽시다. 으하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6:05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당신은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6:06

  이 얘긴 사실 얼마 전에도 한 적이 있잖소!
돈 많이 벌든지 일찍 죽든지 해야 한다는 얘기 말입니다.
거기서도 말했지만 나는 물론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6:09

  그런데 이 동네가 오늘따라 왜 이리 덜컥거린다냐.
날씨도 더운데 짜증이 솟구치는구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4 16:14

  나도 이만 가서 김치나 썰어야겠습니다.
요즘 근 한 달째 김치 부침개를 반찬으로 먹고 있는데 이거 정말 신물 나네요~ ㅋㅋ

남들은 비오는 날 기분 내면서 별식으로 먹는다지만 우리집에선 밑반찬이 된 지 오래라오.
매 끼니마다 식탁에 올려놓지 않으면 따로 소비할 방법이 없다는 거 아니겠소!
이젠 마지막으로 두 포기가 남았는데 이걸 썰어 부쳐먹고나선 앞으로 일 년은 먹지 않을 생각이라오.

물론 오늘 저녁엔 막걸리도 한 병 빨아볼 생각이오.
날씨도 무지하게 더운데 먹고나면 한결 화끈할 것이라... 크흐흐~

해피해님의 댓글

  저는아직 중년은 아니지만 깊은 공감이 가는 이유가 뭘까요

아범님의 댓글

  ㅋ 오래 살아보려는 수컷에 속하긴 하지만…
오랜 중장년기를 보내기 싫다는거에 한 표 던집니다.

음… 말이 어폐가 있나… -,.-a
암튼….
저의 희망 숨줄은 앞으로 30년 정도 입니다.
30년 건강하게 살고 새끼들과 깨끗하게 이별하는거지요.
이정도도 뭐 많이 쓴겁니다.

피곤한 몸뚱아리를 이끌고 요즘 새벽마다 뻘짓하는것두…  그게 다
사는동안 주변인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건강하게 살아보려는 진정성있는 마음에서… 주저리주저리…..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5 11:32

  그렇다면 나는 20년 남았구나~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5 11:32

  20년이면 충분하지.
남북통일 되는 건 봐야 할 텐데... ㅋ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5 11:35

  요즘 형세로 봐선 쉽지 않을 것 같더이다.
옛날에, '70년대 중반 쯤에, 예상했을 때는 아무리 늦어도 1990년 쯤이면 통일 될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또 '90년 무렵에 생각하기로는, 늦어도 2010년 전에는 통일이 가능할 줄 알았습니다.
지금으로선 분단 100주년을 맞기 전에만 되어도 정말 좋겠습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5 11:37

  죽기 전에 통일이 되어서 삼수갑산에 꼭 가봐야 할 텐데...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5 11:39

  옛 어른들께 말로만 전해 듣던 천하 제일의 오지(奧地), 삼수갑산(三水甲山)!
거기 가서 통나무 오두막 짓고 살다가 죽어야 할 텐데...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174.103 2012.07.25 11:49

사실... 옛 속담에 자주 등장하는 '삼수갑산'이라면 이승 중에 지옥이며
사람이 악운 중에 가장 불행한 일을 당했을 때를 비유해서 하던 말 아니었습니까!

하지만 이북에서 소위 '갑산파'의 발상지로 유명해지면서
지금은 그쪽의 중요한 혁명 유적지로 꼽히는 지역이 되다보니
아마도 옛날처럼 오지로만 남아 있진 않을 가능성도 꽤 높습니다.

하여튼 빨리 통일이 되어 죽기 전에 삼수갑산을 한 번 가봤으면 여한이 없겠시다.

아범님의 댓글

  2018년에 통일이 될거라는 연구예측이 나왔다고 한거 같은데.. 
뭐 신빙성 있는 연구예측일지. ㅋ
아무래도 단일 국가로의 통일은 아주 먼 훗날이 되지않을까 하는 생각을….

저희 후대라도 말씀하신 그 곳을 밟아보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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