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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비

119.♡.232.182 오브라디오브라다

2011.05.05 03:19 337 25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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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무리한 탓인가, 초저녁잠에 떨어졌다 깨니 오밤중.
세상이 자는 시간에 깬 사람이 뭘 해야 하지?
지난 생각을 잠시 뒤적이다 이어폰 끼고 나가수 무편집판을 들었다.

#
이름이야 있건 없건 흥에 겨워 피는 게 꽃이라는데
하물며 제 멋에 취해 노래하는 가수에게 등위가 무슨 상관이 있나?
노래가 그렇고 사람이 그렇고 가슴에 다가오면 좋은 게 아닌가 싶다.

#
임재범은... 마이클 볼튼이 민망할 정도로
how am i supposed to live without you를 부르던 때완 달리
호흡이, 호흡이 듣는 내내 안타까웠다.
너도 늙는 거니?
거친 바람 속을 살아왔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던
그 짙음과 상처가 여전히 절절한데 호흡이 안타깝다.
하지만 그대 만의 필은 오히려 스튜디오 앨범의 '너를 위해' 보다 짙고 멋졌다.
혹시나, 해서 시디의 것과 비교해 보니 역시나 시디가 싱겁다. 닝닝하다.
마치... 약간 헛점이 있어도 스튜디오 앨범보다
라이브 앨범을 골라 잡을 수밖에 없었던 그런 느낌이랄까.
역시나 상처가 있어야 진주를 품는구나,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하게 되는 그 만의 짙음과...
오래오래 시간에, 세월에 할퀴었을 그의 상처는 너무나 감동적이다.
호흡이 짧아졌거나 말거나... 그 무슨 대수?

# 박정현...김범수...이소라... 처음 본 BMK... 다들 잘 한다...진심으로.

# 김연우란 가수를 첨 봤다. 첨 들었고.
놀랐다. 이렇게 노래를 잘 하되, 진검승부를 걸어오되,
과장하지 않고 오히려 절제해 버리는 정갈한 보컬이 일품이다.
다음 주에는 2위 쯤 해야 마땅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며 들었다.
어떤 가수이고 어떤 노래가 있는지 찾아들어보고 싶다.

# 윤도현의 나는 나비
이 친구도 진검승부를 걸어오는 타입이고
보칼에 조미료끼가 없어 호감을 가지고 있는 가수다.
소위 감아넘기는, 덧칠하는 화장빨과 조명빨을 몹시 싫어하는지라
윤도현에겐 호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솔직히... 사랑 2라는 노래가 내 마음에 다가왔던 이후 심드렁했는데
나는 나비를 들으며 흠뻑 취했다. 흡족했다.
마치 멋진 무대를 감상한 뿌듯함...
뭐 그런 감정이 가슴에 가득하게 만든다.
모르겠다. 매우 흥겹게 쏟아버리는 락 사운드 속에서
가사에서 묻어나는 애잔한 눈물겨움에 침식 당한 탓인지도.

들으면서 사운드의 쾌감 속에서 자꾸만 눈물이 비치는 그런 노래였노라고 말하고 싶다.
격렬하게 휘몰아치는 사운드와 거친 기타와 보컬...
아... 그런데 그 사운드의 홍수가 마구 휘몰아치는 어느 순간
아마...... 내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번졌을 거다.
정중동이란 말처럼 이펙터가 걸린 시끄러움 속에서
동요 선율처럼 매우 단조롭고 느릿한 리드 기타의 오블리가토...

그 한 부분만으로도 나는 윤도현의 '나는 나비' 라는 곡에
마구마구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시끄러운 사운드 홍수 속에 서정적인 리드 기타의 선율이
작은 나비처럼 있는 듯 없는 듯 날아오르는 그런.

#
다음 주에는 김연우라는 가수에 귀 기울여 봐야 할 것 같다.
에고... 본방을 못 보는 이 놈의 팔자... 떼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아흐흐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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