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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숙청했던 KT 상품입니다.

한 전화번호로 연달아 숙청 고지를 들어 당황했는지 사무실로 KT직원이 찾아오기도 했습니다.

-고객님. 서운하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보류해 주시면 안 될...

-안돼요.

-그래도 어떻게 좀...

-제가 무엇 때문에 열 받았다고 생각하세요?

-그게... 통합 서비스 관련해서...

-KT 서비스를 집과 사무실에서만 6개를 써요.
이거 얘기하기 전에 알아서 묶어주고 할인해 주고 하면 어디 덧나나요?
그냥 저냥 쓰고 있으면 돈 다 받아먹으면서,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사용한
나 같은 사용자들 눈탱이 치면서, 요즘 광고하는 거 보니까 신규고객은
아주 왕으로 모시더만요.

-그게... 알아서 할 수가 없는 게 고객님의 동의와 요청이 없으면 함부로 저희가 요금제를 변경하거나 할 수...

-그래서 해지하는거에요. 굴러온 돌이 더 중요하다는데... 그리고 이거 보세요(L모 회사의 찌라시를 내밀며)
8년 사용한 제가 신규가입한 사람보다 돈을 더 내야하는 걸 이해할 수 없어요. 이럴거면 옮기는 게 낫죠.

-제가 어떻게든 조절해...

-조금 있다 L모 회사 기사분 오시기로 하셔서... 이만하시죠.

올 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SK와 LG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와중에 KT가 반격에 나서기 전의 상황이었죠.
여하튼 최근들어서는 KT도 나름 이것저것 신경을 쓰는 것 같기도 하고 귀찮기도 해서 사무실 전화와 최근 신청한
팩스용 전화는 그대로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전 고지서를 받아들고 또 다시 열린 뚜껑... -_-;

더블프리 요금제라고 휴대폰에 통화할 때 월평균 요금을 정산해 그 2배까지 쓸 수 있게 해 준다는 서비스.
한 달에 많게는 5~6,000원, 적게는 300원 정도 절약이 되다보니 신청해서 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놈들이 글쎄 팩스 전화 추가로 신청한다고 할 때 '기존 요금제를 그대로 유지하실 건가요?' 하길래
'그러세요'했더니 팩스 전화에도 더블프리 요금제를 적용해 두었더군요.

한 달에 많아봐야 한 두 통화, 그것도 손님들이 팩스인지 모르고 거는 전화에 저런 요금제를 신청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덕분에 월 만원씩 고스란히 빠져나가고 있더군요.

전화를 했더니 희안한 사규를 들먹입니다.
더블프리 요금제는 '원래' 동일 가입자와 동일 주소의 경우 전화대수에 상관없이 모든 전화에 부과되게 되어 있답니다.
그러면서 분명히 고객님이 '기존 요금제를 유지' 하신다고 '동의'하셨다는 얘기를 앵무새처럼 반복. -_-;

정상적인 컨디션이었으면 30분 이상 붙잡고 싸울만한 일이었지만
심신이 피폐해져 있는 관계로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받으시는 분이 KT 직원이 아니라 생각하시고 들어보세요.
전화를 쓰다가 팩스를 들여놓기로 했어요.
그런데 기존에 쓰던 전화의 요금제는 합리적으로 짜여져 있다 생각해서 유지하겠냐고 물으니 그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대뜸 팩스에다 핸폰 통화 많이 하시라고 만원에 이르는 정액요금 딱지를 털썩 붙여놓고 감사감사 이러고 있네요.
뚜껑이 열릴까요 닫힐까요?

-그건 답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분명히 고객님이 동의하신다는 통화내역이 남아 있고...

-오늘 정산할게요. 해지합니다.

-저... 그건 고객님. 오늘부로 그 요금제를 해지하시면 다음달부터는...

-또 볼일 없을겁니아. 안녕히~.

휴...

네이버에 '더블프리'란 검색어로 검색을 해 보니 난리가 아니더만요.
대뜸 전화해서 핸폰 통화 2배로 해 주는 요금제이니 가입하세요~ 하고 미끼를 던집니다.
전화를 한 대만 쓴다면 유용한 요금제이긴 합니다만 혹 가입자가 동일 장소에 KT전화를 2대 이상 쓰고 있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물론 설명은 해 줍니다. 사용하시는 모든 전화에 같은 요금제가 반영된다고.

뇌 구조가 정상적인 사람들은 이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일정 금액을 내면 사용하는 모든 전화가 같은 혜택을 받는다로 알아듣겠죠?

그런데 KT는 각각의 전화에 요금을 일괄 부여합니다.

허허.

사업장에 5대의 KT전화를 쓴다는 한 이용자는 이 미끼를 덥썩 문 댓가로
쓰지도 않은 서비스에 대한 요금 80여만원을 수 개월에 걸쳐 내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하더군요.

일부는 소송에 들어가고, 일부는 악다구니 끝에 차액을 받아내기도 한다는데...
귀찮아서 못하겠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있으면 요금제를 폐지/수정 하던가 일괄 리콜하던가 해야지
G랄 거리는 사람들만 토닥여주고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는 계속 삥 뜯고 ㅋㅋ.

오늘 사무실의 모든 통신 서비스를 L모사로 바꿨습니다.
기본 요금도 싸고 통화요금도 싸고... 진작에 바꿀걸 귀차니즘 때문에 미뤄뒀던게 후회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