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밤, 바람 속으로
본문
나희덕詩
아버지 저를 업었지요.
별들이 멀리서만 반짝이던 밤
저는 눈을 뜬 듯 감은 듯 꿈도 깨지 않고
등에 업혀 이 세상 건너갔지요.
차마 눈에 넣을 수 없어서
꼭꼭 씹어 삼킬 수도 없어서
아버지 저를 업었지요.
논둑길 뱀딸기 밑에 자라던
어린 바람도 우릴 따라왔지요
어떤 행위로도 다할 수 없는 마음의 표현
업어준다는 것
내 생의 무게를 누군가 견디고 있다는 것
그것이 긴 들판 건너게 했지요.
그만 두 손 내리고 싶은
세상마저 내리고 싶은 밤에도
저를 남아 있게 했지요.
저는 자라 또 누구에게 업혔던가요.
바람이 저를 업었지요.
업다가 자주 넘어져 일어나지 못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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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해지는 맘구석..순화를 위해
하루에 한줄의 시라도
타이핑하며 읍조리고픈 맘에서...
나희덕님의 시를 시작으로
투닥투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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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6
도시락싸는그녀님의 댓글
음....아빠가...보고싶어진다는 ㅠㅠ
여백님의 댓글
진실로... 깊게 음미하셨군요...
-,.-"
향기님의 댓글
우리 조카를 가끔 업어주는데
등에 머리 꼬옥 붙이고 겨드랑이에 팔 끼고 업혀 있는 따스함이 기분 좋더군요 ^^
나희덕 님의 시 좋죠 ^^
도시락싸는그녀님의 댓글
넵.....음미.....하였습니다....;;;
[미키]나부터바꿔!님의 댓글
흠;;;
향기님의 댓글
가슴이 저며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