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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잿빛은 우울한 색이 아니다.

본문

주말에 사북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아시는 분들이 많으시겠지만,
사북은 남한에서는 가장 큰 탄광인 동원탄좌가 있던 곳이며 지금은 카지노의 고장이 돼버린 곳입니다.
몇일있으면 브라질로 떠나는 둘째와 마지막 만남을 갖기위해 막내가 사는 사북에 갔습니다.

사북은 제가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지요.
어린시절 그림그리기엔 늘 까만 냇물과, 까만 막장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크래파스를 사도 검은색이 제일 먼저 닳곤 했습니다.
눈사람들 만들어도 결국엔 회색 눈사람으로 변해버리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인생의 막장에 몰려있던 사람들 속에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까만 세상이 전부인줄 알고 그렇게 컸습니다.


다시 가본 사북은 더이상 잿빛먼지의 작은 읍이 아니었습니다.
10층이 넘는 모텔들이 즐비하게 서있고,
학교를 가는 큰 신작로 좌우는 '전당포'란 커다란 간판들이 점령하고 있었으며,
어린시절 뛰어다니던 골목길 사이사이론 네온으로 번쩍이는 룸싸롱들이 즐비했습니다.

이제 사북에는 내 머리속에 간직된 골목길들과 시장어귀와 까만 냇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기억하고 있는 그 잿빛 읍내보다 화려하지만 더욱더 우울하게 만드는 생경한 풍경들이..
내 유년시절의 추억을 갉아먹고 있는 것같아 몹시도 슬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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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4 09:2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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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후리지아님의 댓글

  예전에 알던 곳이 유흥가로 변해 버린 모습을 보면 왠지 모를 씁쓸함이 가슴을 뭉클하게 하죠... 추억만 가지고 계실 수 밖에요...
그 당시 잼났던 기억만 가지고 계시길...

원샷원킬님의 댓글

  재색깔이 잿빛이죠....ㅎㅎㅎㅎㅎ
저에겐 별 추억이 없는...그냥...쥐색 ㅡ,.ㅡ;;;

악동시니님의 댓글

  사북에서.. 두달동안 살았다는..

잿빛하늘님의 댓글

  사북에서 두달동안 뭐 하셨소?

BlackRain님의 댓글

  사북에는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는데
들리는 말로는 너무나 변해 버렸다고 하더군요....

악동시니님의 댓글

  사북에서..두달동안.. 일했소.. ㅋㅋㅋㅋ 배추 작업햇소.. 사북 지겹게 갔소..

소주에감자탕님의 댓글

  슬프다... 글루미데이...화려함은 별로.. 걍 조촐한 막걸리나 소주집이 좋다...

여백님의 댓글

  잿빛은 우울함이 아닌
디프레스한 거라눈..

그냥 뭘 무겁게 누루고 느낌...

카지노공화국(몇등급 호텔인가? -,.-"a 이상으로다가 다~허용)
탐욕 덩어리 디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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