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병의 상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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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2학년일 무렵,
그래서 군대간 녀석들이 거의 없을 때
작대기 두개 달고 휴가나온 나를 데리고 그놈은 동창회가 열리는
모대학교 근처 숲속으로 안내했다.
서로 반갑게 만나 인사 나누고 하다가… 누군가의 사회로 짝짓기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참 낭패스러웠던 것은 남학생 여학생수가 딱 맞아 떨어진 (원래 기획된…) 자리에
예정에도 없이, 군발이인 내가 끼어든 것이었다.
그런데
하늘도 무심하시게 소지품을 집어 들며 짝을 만드는 일에서 조차 나는 열외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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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육군일병이.... -,.-"
그때 어느 놈이었는지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재빨리 사태를 수습하며 자신의 파트너를 자신은 사회를 본다는 명분으로 내게 인도하였다.
너무나도 기특한 놈이 아닐 수 없었다.
육군일병… 그날 엄청 서러운 마음에 술을 무쟈게 먹었다.
게다가 되지도 않는 노래도 한자락 했다.
꽃잎은 바람결에 떨어져~
강물을 따라 흘러 가는데~~
떠나간 그 사람은 지금은
어디쯤 가고 있을까~~~~~
~~~~~
행사가 끝나고, 취한 몸을 못 가누며 비틀비틀 내려오는데
그 가련한 육군일병에게
그래도 관심을 보이며 조심스레 '괜찮겠냐' 묻는 여학생이 있었으니…
허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아무렴 어떠랴.. 군바리가 그정도 관심이라도 받았으니…
물론 괜찮았다. 단, 그 여학생이 집에가는 버스를 태워줄 때 까지만…
괜찮지 않았던 것은 지금도 오른 손 주먹관절에 남은 상흔, ... 그것이 증명하고 있었다.
아마도 일등병 국군아저씨는 같은 처지의 뒷골목 전봇대와 맞짱을 떴으리라…
스무 살 언저리의 부끄러운 얘기지만 그 여학생에게 만큼은 특별히 고마웠던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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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stationary traveller님도 언급하셨던 가수인데
이 가수의 목소리는 정말 감칠맛이 있습니다.
노래영상 구하기가 쉽지가 않습네다.
댓글목록 3
▦짬짬▦님의 댓글
그런 아픈 기억이 있으셨군요.....
삼가 조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ㅎㅎㅎㅎ
홍똘님의 댓글
음~ 일병이라. 일병도 못달아 본 나는 가끔 작대기 하나가 그리울 때가 있다는~ ㅋㅋㅋ.
새침한천년이님의 댓글
ㅋㅋㅋ 죄송합니다
재밌습니다,,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