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잘 지내니? 아빠는 요즘 영하 10도에서 열심히 일한다. 사실 고생스럽다고 생각되는 때도 있다. 하지만 모두 아빠의 선택이니 뭐라고 하겠니? 젊은 시절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지 않은 것들이, 결국 나이 들어서 그대로 내게 영향을 미치는구나.

너는 좀 더 신중하게 판단하고, 결정하고, 일을 시작해라. 나는 젊어서 쉽게 돈이 벌리니, 내 능력을 과신했다. 뭐든지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오만이 결국 여러 가지 불행을 불러 온 것 같다. 사랑이나 결혼도 마찬가지다. 신중하게 잘 판단해야지. 쉽게 결정해 버리면 평생을 두고 후회할 일이 만들어 진다. 젊어서 선택하는 것들은 모두, “평생을 함께할” 이라는 단서가 붙는 것이다.

살면서 실패가 두려운 것이 아니다. 실패를 통해 남자는 강해진다. 어설픈 성공은 실패보다 몇 배나 더 두려운 일이다. 가난해서 어려운 점은 몇 가지지만, 돈이 벌리면 문제는 수백 수천가지가 되고, 수많은 적들이 생겨난단다. 네가 뭔가 성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그 때가 위기다. 반드시 첫 출발을 돌아봐라. 친구들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으려면 그래야 한다.

몸이 힘드니 여러 가지 생각이 더욱 명료해진다. 사랑하는 아들아, 행복하기 위해 살아라. 돈이니 명예니 따위에 너무 깊이 빠질 필요가 없다. 그것들은 너의 가장 소중한 것들을, 어이없이 놓치게 만드는 허상이다. 너와 네 가족이 행복하면 그만이다. 너는 아직 젊지만, 판단은 너 혼자 만이 아닌, ‘네 가족의 미래’를 생각하며 해야 한다. 너는 머지않아 가장이 될 것이다. 그 말은 때로 세상에서 가장 쓸쓸하다.

겨울이다. 네가 일하는 것도 몹시 추운 곳이니 걱정이 된다. 하지만 늘 씩씩하게 웃는 우리 아들을 생각하면 아빠도 힘이 난다. 아들아, 아빠는 아빠대로 열심히 잘 살 테니, 너는 네 스스로 행복하기 바란다. 언제든 신중하고 또 건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