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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승마인(Horseman)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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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승마인(Horseman)의 의미

http://www.newsishealth.com/news/articleView.html?idxno=43704

승마는 고객이 승마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상당한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말의 기분을 살피고, 굴레를 매어 말을 마방에서 꺼내 수장대에 매고, 말 몸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한 후, 말의 몸을 댄디 솔로 잘 털고 갈기를 빗고, 안장을 올린다.

그런 뒤 발굽 파개로 말발굽에 끼인 이물질을 잘 파준다. 이런 준비과정이 적어도 20분에서 40분 걸린다. 그러니 45분 승마를 즐기기 위해서는 말은 적어도 30분 이상 준비하고 승마인을 기다린다.

"안녕하세요? 승마장인데요, 오늘 11시에 예약하셨는데, 오지 않으셔서요"
"아, 미안합니다. 오늘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전화 한 통 없이 오지 않았다. 말과 승마교관은 모든 준비를 마치고 1시간가량 하염없이 기다렸다. 준비시간까지 무려 2시간 가까이 기다린 것이다.

겨울이면 눈을 맞아가며, 여름엔 뜨거운 햇살과 말을 귀찮게 물어뜯는 '등에'를 꼬리로 쫒아가며 기다렸다. '안탔으니 상관없다'가 아니다.

이미 60%의 노력은 준비과정에서 소모된 것이다. 승마는 바야흐로 대중화의 물살을 탔지만, 사람들의 매너는 여전히 제 자리 걸음이다.

말을 탄다고 갑자기 귀족이 되는 게 아니다. 말과 동물, 자연과 자신이 속하는 사회를 사랑하고 '노블리스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승마와 관계없이 이미 현대의 귀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대부분의 승마장에서 말을 준비해준다. 팔짱을 끼고 말이 준비되기를 거만하게 기다리면서도, 그게 아주 잘 못된 태도라는 것을 꿈에도 모른다. 승마를 마치면 교관에게 말을 인계하고 매정하게 돌아간다.

10년 넘게 말을 타고도, 말고삐 맬 줄 모르고, 안장이 제대로 얹혔는지도 모른다. 말이 어디가 불편한지, 승마 후 혹시 아픈 곳은 없는지 관심도 없다. 이래서는 진정한 승마인이라고 하기 어렵다.

구미 선진국에선 승마인이라면 스스로 말을 돌보고, 말의 고삐와 안장을 매는 것이 기본이다. 그래서 'Horseman' 이라는 단어가 상당한 위상을 가지고 있다. 말의 상태를 스스로 살펴 말의 불편함이 없도록 애정을 가지고 말과 함께 하는 것이다.

내게 승마를 배우고 유학 간 학생들이 말한다. "유럽 학교에서는 말을 45분 타면, 적어도 1시간 이상 말을 돌보게 해요"

우리나라에서도 진정한 Horseman들은 당근과 각설탕을 준비해 말에게 먹이고, 말을 씻겨주면서 승마와 애마 생활을 즐긴다. 말은 그저 탈 것이 아니다.

말은 살 빼는 도구가 아니다. 우리와 함께 땀 흘리며 운동하고, 아름다운 이 땅의 四季(사계)를 함께 산책하는 '반려동물(companion animal)'이다.

그 커다란 눈망울은, 세파에 지친 사람들에게 평온과 순수의 감정을 되찾게 해준다. 말에 오르면 우리는 자연의 일부가 되어, 낭만 가득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allbaro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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