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승마교실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야아, 이건 군대만큼 빡쎈데요? 오늘이 올 겨울 최대 한파라는데, 우리는 운동장 한가운데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으니 묘하네요.“
"그러게 말이야. 우리는 한겨울에 땀띠 주의 해야겠어."

오늘 30Cm나 쌓인 운동장의 눈을 치울 때, 오정초등학교 교감선생님께서 찾아오셨다.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오늘 수업 못할 줄 알았는데, 너무 준비를 완벽하게 하시네요."

그리고 그 순간 알았다. 아무도 운동장을 치우지 않는다. 이번 폭설 이후 매일 3개의 학교마다 운동장의 눈을 치우며 승마 수업을 하고 있다. 우리가 14개 학교의 운동장 눈을 치우는 이유가 뭘까?

그건 바로 그동안 축구, 야구, 농구 등, 운동장에서 수업하는 모든 종목이 한겨울, 폭설이 내리자마자 올 스톱 된 것이다.

결국 2010년 겨울 방학 운동장에서 하는 스포츠 종목은, 오직 우리 승마교실 뿐이다. 미련한 우리만 강추위, 폭설에도 아랑 곳 없이 꿋꿋하게 수업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 오정초등학교에서도 결석 한 명 없이 오히려 예약만 했던 학생들도 모두 수업을 해서 42명이나 승마수업을 했다. 그리고 오늘 낮 최고 기온은 -7도였다. 최저기온은? 놀라지 마라. -15도였다.

이런 우리의 노력, 우리의 엄격한 기준 때문에 우리 승마교실은 성공가도를 달리는 것이다. 몇 년 전 모 유명 승마장은 12월 13일이 되자, 겨울엔 승마 못한다며 폐장했다. 또 실내 승마장이 잘 갖추어진 어느 승마장은 2Km 가량의 진입로 눈을 치우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였다. 이것이 일반 승마인들의 인식이다. 겨울엔 축구, 야구, 농구처럼 쉬어야 하는 종목인 것이다. 그렇다고 하면 일 년의 반이 겨울인 러시아는? 핀란드에서는 설원 승마 경기가 주요 관광 종목이다. 일본 홋카이도에서는 설원 승마로 관광수익을 올리고 있다.

우리 승마교실은 이런 인식을 바꾸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짐없이 승마교실을 개강했다. 지금 14개 학교의 겨울 특강으로 600 여명이 하루도 빠짐없이 수업하고 있다.

만약 우리가 성공을 한다면, 아이디어가 참신해서, 대단한 특허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런 높은 기준과 꾸준한 노력 때문인 것이다. 오늘 운동장에 쌓인 폭설을 치우는 우리 교관님들을 보면서 나는 생각했다. 만약 우리 승마교실이 성공을 한다면, 좋은 말, 좋은 시설, 특이한 아이디어 때문이 아니라, 이렇게 애쓰는 우리 교관님들의 덕분이라고.

우리 승마교실을 모방하려는 승마인들이 있다면 나는 단호하게 충고한다. 이렇게 한파, 엄동설한에 폭설을 치워가며 수업 할 기백과 자신이 있다면 해라. 한여름 폭우 속에서도 수업을 멈추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해라. 3년 동안 22개 학교 2,250 번의 수업에 단 한 번도 결강이나 1초도 지연 없이 수업을 할 자신이 있다면 해도 된다. 우리만큼 우직하고 미련하게 멈추지 않고 수업할 자신이 있다면 당연히 해도 된다.

괜히 설렁설렁 수업하는 시늉만 내다가 치울 것이라면 아예 시작도 하지마라.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이고, 함부로 시작할 수도 멈출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 승마교실의 기준은 대한민국 스포츠계 최고 수준이다. 그러니 당신들도 우리 이상의 기준으로 승마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 아니면 학부모님들의 높은 기대치를 도저히 견뎌낼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잊지 마라. 우리의 기준은 매일 매일 더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엄동(嚴冬)                                    한국국토대장정기마단 사무국장  김명기

- Stay hungry, Stay foolish. [배고픈 채로, 어리석은 채로 머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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