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마크
  • 추가메뉴
어디로 앱에서 쉽고 간편하게!
애플 중고 거래 전문 플랫폼
오늘 하루 보지 않기
KMUG 케이머그

자유게시판

산골통신 XI (킬러의 혈통.)

본문

산골통신 XI (킬러의 혈통.)

첫 번째 소식 - 킬러의 혈통

아이고, 개가 멧돼지 새끼 잡아 놨다.

집 어귀를 지키고 선 진돗개 두 마리가 멧돼지 새끼를 잡았다. 어미 돼지를 따라왔던 새끼멧돼지가, 개가 뭔지 모르고 사정권 안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 것이다.

저 멧돼지가 고구마 밭을 작살 안내나? 밭 만댕이에 개를 키우만서부텀 멧돼지가 얼씬도 안 카드만 또 얼쩡거리는 갑제. 에미가 빤히 보고도 진돗개에 못 뎀벼 들었나보네.

진돗개 저게 깡패 아이가? 산(生) 짐승들한테는 고마 호랭이라.

그럼 진돗개를 풀어두면 산돼지를 몽땅 잡아 오겠네요. 진돗개 풀어서 멧돼지 사냥 한 번 제대로 하시지요.

아이고, 고마 됐다. 모리는 소리마라. 년 전에 개가 끌리가 너구리를 한 마리 안 잡아 왔나? 그래가꼬, 한 마리 더 잡으라꼬 개를 풀러 놨더만, 그날 집에 닭 49마리 물어 죽여 놓고, 그것도 성에 안차서 온 동네 닭을 다 물어주기가꼬 돈 9만원 물어 줬다.

어른은 머리를 흔들며 손사래를 치신다. 아무래도 여기 진돗개는 사냥개의 본능보다는 킬러의 피가 흐르는 모양이다. 지금 멧돼지 새끼는 커다란 냄비 속에서 얌전히 끓고 있다. 오늘 개와 고양이들의 점심은 멧돼지 곰탕이다.

두 번째 소식 - 아전인수(我田引水)

어르신 계신가요?

요 며칠사이 못 보던 분들이 농장을 기웃거린다. 옷차림은 농부님들인데, 왜 농장에서 어른을 찾지?

그기 예전부터 치산치수라고 안캤나? 이제 모를 심굴라카모 물이 필요한기제. 나는 온 사방에 물줄기를 열로 끌고 들어오고, 식수는 지하수까지 개발 안 해놨나? 그러니 여기 물을 좀 얻어 쓸라꼬 알랑거리는기제.

아하, 그렇군요.

물이 쌀 아이가? 지금은 물 한 빵울이 쌀 한톨인기라.

여기 팔공산 기슭의 다락논들은 모두 하늘만 바라보는 천수답이다. 제대로 비 오기 전까지는 모를 넣을 수 없다. 해서 오래전엔 봄마다 물싸움에 삽자루 싸움도 났다고 한다. 아전인수. 제 논에 물대기.

옛 어른 말씀에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일중 첫 번째가 제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고 두 번째가 제논에 물대기라고 했다. 그러니 물 주인에게 좀 알랑거릴 수도 있겠다. 그렇게 기분 좋은 일이라는데.

논은 물을 담고 하늘을 비춘다. 모을 내지 않은 천수답에는 구름만 한가로이 떠다닌다. 지금 팔공산의 논들은 써레질이 한창이라고, 뻐꾸기들이 여기저기 소식 전하고 있다.

세 번째 소식 - 3,800원짜리 숙원사업.

1998년도에 산 노란색 마티즈가 있다. 이제 11살이 된 녀석이다. I.M.F. 이후 담장 밖의 삶을 쭉 함께해왔다. 폭삭 망하기 직전이었던 당시 나는 Jaguar XJ6를 타고 있었다.

지금은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프랑스 영화를 보고 메인 카 이외에 조그만 서브 카가 하나 더 있는 것이 어쩐지 쿨 한 것 같아서, 친구의 자동차 대리점에 가서 그 자리에서 곧장 끌고 나왔다.

마티즈를 타고 자주 가던 청담동의 바에 하루는 Jaguar를 가지고 갔더니, 바텐더가 와앗! 주식 대박 나셨나 봐요, 나도 종목하나만 알려주세요. 라며 유난히 친절했던 기억이다.

어쨌든 나는 2000년 이후 시골로 갔다. 그 험한 도로에서도 마티즈는 유감없이 성능을 발휘해 주었고, 고난 가득한 인생길을 함께 달려주었다. Jaguar? 그대로 시름시름 앓다가 치료비가 없어 폐차되고 말았다.

3~4년 전에 마티스의 안테나가 없어졌다. 하지만 몇 만원 하지도 않는 그 비용이 아까워 안테나 없이 지글거리는 라디오를 들으며 돌아다녔다. 언젠간 새 안테나를 달아주어야지 했지만, 근근이 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곤고한 삶은 그 마저도 쉽지 않았다.

며칠 전 말차 운반 트럭에 중고 타이어를 갈아 끼우러 폐차장에 들렀다가, 굴러다니는 마티즈 안테나를 하나 얻었다. 당장 마티즈에 끼우려니 빠진 것이 아니고 부러진 것이었다. 마침 오가는 길에 부품 대리점이 있다. 안테나 마운트는 3,800원이었다.

십자드라이버로 실내등의 나사를 풀고, 엔진의 주요 부품인 실린더 헤드의 피스톤링을.... 이 아니고... 안테나 마운트를 갈아 끼운다. 힘들여 나사를 조이고 라디오를 켜니, 오오 이 깊은 산골에서도 다양한 방송이 잡힌다. 그간의 숙원 사업이 해결된 것이다.

부품가게에 가서 직접 부품을 사서 차를 수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직접해보니 그 저렴함과 직접 차를 수리하는 즐거움도 만만치 않다. 앞으로 부품가게를 자주 들락거리게 될 것 같다. 나는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 나의 애마를 다시 바라본다.

섣불리 불평하지 말자. 살아가면서 신기한 것은, 불편이 어느 순간 즐거움이 되곤 하는 것이다. 이래서 내 산골 살이 즐거움이 또 하나 늘었다.

네 번째 소식 -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니 갈등(葛藤)이 무슨 뜻인고 아나?

갈등이요? 뭔가 서로 욕구가 충돌해서 해결이 나지 않는, 뭐 그런 상태 아닌가요?

갈은 칡 나무를 뜻하고 등은 등나무를 뜻한다. 등나무는 왼편으로 꼬아 올라가고, 칡은 오른 쪽으로 꼬아 올라간다. 그러니 두 나무가 한데 어울리면 되는 일이 없겠제? 우예 서로를 타고 올라가노 말이다.

그래요?

즉시 마당에 나가 등나무를 보니 정말로 왼쪽으로 꼬아 올라갔다. 또 마당 밖의 미루나무를 감아 올라간 칡을 보니 오른쪽으로 나무를 타고 올라가있다. 호오... 정말 그렇구나. 흔히 쓰는 갈등이라는 단어에 그렇게 깊은 뜻이. 오늘 좋은 것 하나 배웠다.

평생을 살아도 모르고 사는 지식이 이렇게도 많다. 오늘도 하나 배웠다. 정말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역호(不亦說乎)아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

한 쪽은 왼편으로 한 쪽은 오른편으로. 갈등의 뜻도 모르면서 제 고집에, 제 욕심만 내세우는 사람들은, 그래봐야 아무 것도 될 일이 없다는 것을 알고나 있을까? 차라리 한 발 물러서서 너도 먹고 나도 먹고. 상생(相生)을 도모하는 것이 더 나을텐데.

다섯 번째 소식 - 삶과 소유

20대 중후반의 청년들은 내게 말한다.

그래도 월급 140~150만원 안 받고 어디서 일해요? 내 친구들도 학벌은 변변치 않아도 다 그 정도는 받던걸요?

30대 중후반의 아저씨들은 내게 말한다.

웃기는 소리죠. 그게 다 철없어서 하는 건방 아닙니까? 기술 없고 배운 것 없는 놈을 누가 그렇게 많이 준대요? 한 시간에 3,700원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어서 못하는 형편들인데. 사회에서 몇 년 고생 좀 하다보면 생각이 싹 바뀔 겁니다. 지금 얼마나 불경기인데, 그런 철딱서니 없는 소리를...

막걸리 잔을 손에든 어른은,

예전엔 장정 한명 일 년 품삯이 쌀 4가마이였다카이. 그걸로 온 식구들을 멕여 살리라카문 태부족한기라. 밤이면 가마이 엮고, 쉬는 날이면 여기저기 일 댕기고, 마 그때는 다 그렇게 안 살았나? 지금은 쌀 40 가마이 준다캐도 남의집살이는 안할라카겠지. 누가 할라카겠노?

요즘 20Kg 한가마니 4만2천원. 예전대로 80Kg이라면 계산을 해보니, 16만8천원. 쌀 40가마니는 6백72만원이다. 일당 만팔 천원 꼴이니, 아무래도 나 역시 남의집살이는 안할 것 같다.

어쨌거나 말씀을 마친 어른은 시간을 넘어 먼 세월을 바라보신다. 비록 모두 가난하고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건강하신 아버지, 젊은 어머니, 호주머니에서 호박엿을 꺼내주시던 할머님, 한창 자라나던 친구들과 그 푸르렀던 시절. 어떻게 그 흑백사진의 시간이 그립지 않을 수 있을까?

20대도, 30대도, 어른도, 또 나도. 현재는 아무리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그리운 시간,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일회성의 과거가 된다. 돈이 뭐 그리 중요하겠는가? 벌수도 못 벌수도 있다. 인생은 삶과 소유, 그 중간 어디쯤에 놓여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하며 인생을 즐기다보면, 적어도 후회는 하지 않게 되겠지.

어떻게 하면 후회 없이 살까? 참 쉽지 않다.

마지막 소식 - 천국 생활 보고서

오전 내 마방의 말똥을 치웠다. 잔뜩 먹이니 많이 쌀밖에. 하루 밤새 세발 손수레로 한 가득이다. 말차의 말똥을 모두 채마밭 곁에 쌓아두고 한 숨을 돌린다. 이마에 솟은 굵은 땀방울은 앗! 하는 사이에 안경을 타고 흐른다. 세상은 푸른 요지경이 되어 흔들린다.

땀에 젖은 셔츠가 어깨에 달라붙는다. 차가운 지하수에 얼굴을 씻고 손에 남은 물기로 머리카락을 턴다. 지글거리던 열기가 밀물처럼 몸에서 빠져나간다. 얼음 같은 물에 헹군 안경엔 서리가 낀다.

빨래 좀 밟아 주실래요?
응 좋지. 나 그런 것 잘해. 내가 빨래 밟기 도 대표였던 것을 아나?
순 엉터리.

세제를 푼 지하수에 발을 담그니, 냉기는 K.T.X.가 되어 머리끝까지 단숨에 솟아 올라온다. 대야에 담긴 빨래가 몽글몽글 부드럽게 발가락에 감겨온다. 이런 건 즐거운 노동이다. 별반 힘들이지 않고도 결과는 확실하다. 우리네 먹고 사는 일도 이런 일만 같았으면.

등나무 그늘아래 남풍은 친절하다. 바람에 금새 마른 머리카락이 귀 밑에서 흩어진다. 3분도 참기 어려운 찬물 빨래 밟기를 10분가량이나 버텨낸다. 왜? 나는 도 대표니까. 이윽고 발가락이 빨갛게 변한다.  

아유, 됐어요.

5월 말의 햇살에 데워진 따듯한 댓돌위에 잠시 서서 발을 덥히고, 다시 지하수로 발을 닦는다. 아마 내 발에 서식하는 잡균들은 된서리를 맞았겠지. 나는 나의 고통을 잊고 잡균들이 받았을 고통에 고소해 하는 미련한 영장류다.

미나리 전 드세요.

초록색 파라솔 아래엔 방금 밭에서 딴 미나리 전이 익어가고, 정오의 소주 몇 잔은 가볍기만 하다. 신기하게도 맵지 않은 뽀얀 햇마늘에 쌈장을 잔뜩 찍어, 미나리 전에 싸서 볼이 터지도록 입에 밀어 넣는다. 이윽고 바람은 이마를 스치고 나는 생각한다.

아아 천국이 따로 없구나.

나는 기름 값 걱정, 곡물 가 폭등, 대운하, 대지진, 화산활동 재개, 촛불 시위, 대중교통요금 인상, 성 폭력, 촛불시위, AI, 광우병 소동과 100만년이나 떨어진 깊고 깊은 산중에 머문다. 비록 아주 잠시지만.


고성(古城) 아래 별자리...

www.allbaro.com
0 0
로그인 후 추천 또는 비추천하실 수 있습니다.
포인트 81,347
가입일 :
2004-02-26 08:43:02
서명 :
미입력
자기소개 :
미입력

최신글이 없습니다.

최신글이 없습니다.

댓글목록 8

ⓧAll忍님의 댓글

늦은시간 좋은글 읽고 갑니다.
낮시간에 짬짬이 보는지라 답글달 여유도 없었는데,
늦은시간까지 일할 각오라 차분히 글읽으니
마음까지 여유러워지내요!~

ⓧsmilebus님의 댓글

하.하.하. 하기야 ............ 쌀이 그당시엔 바쌋지 .... (안그런가?? 지금은 x값인데.)

명기 형님. 폭삭 망하기 전 에서 ㄷㄷㄷ

향기님의 댓글

향기 12.♡.50.252 2008.05.28 21:48

저의 많은 일상을 되돌아보며 반성을 하게 하는 좋은글......
언제나 가슴에 와다아 공감케 하는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오늘은 미용기가 아니로군요... ㅎㅎ

김명기님의 댓글

쌀집뽀이님은 이미 멋지게 살고 게시면서.... ^~^

마법사님의 댓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G님의 댓글

같이 올리신 이미지가 멋집니다.^^

한웅수님의 댓글

경치가 아주 좋네요^^

전체 50,522 건 - 3 페이지
제목
레오파드 480 0 0 2008.10.31
안승준 479 0 0 2011.10.07
BlackRain 450 0 0 2006.02.21
알럽핑크 426 0 0 2006.02.21
악동시니 442 0 0 2006.09.18
엄두용 355 0 0 2006.09.20
김명기 1,647 0 0 2008.05.27
원샷원킬 351 0 0 2006.09.26
All忍 412 0 0 2010.10.28
김명기 1,629 0 0 2004.06.07
칠흑의천사 513 0 0 2008.05.29
김대호 422 0 0 2006.03.03
케이머그사랑 797 0 0 2004.06.26
악동시니 425 0 0 2006.03.06
이소행 557 0 0 2008.06.01
Apocalypse 496 0 0 2009.06.06
다같이돌자동네두바퀴 469 0 0 2010.03.30
서강원 563 0 0 2009.03.04
향기 518 0 0 2007.08.07
곰이[熊] 386 0 0 2007.12.04
여백 1,096 0 0 2004.08.19
향기 1,100 0 0 2012.03.30
향기 789 0 0 2004.08.25
난나여 470 0 0 2007.12.07
jerry 433 0 0 2006.10.22
유영파 681 0 0 2007.04.13
원샷원킬 332 0 0 2006.10.26
김경현 472 0 0 2007.12.13
韓國民 435 0 0 2007.08.13
Sophia 588 0 0 2009.03.12
-별이- 398 0 0 2006.03.24
송주헌 474 0 0 2009.03.13
구아바 397 0 0 2006.11.14
송샘 414 0 0 2007.04.19
ⓧ문어군~ 450 0 0 2008.09.19
suplexhold 490 0 0 2010.04.25
minux 508 0 0 2012.07.27
원샷원킬 420 0 0 2006.03.31
XL2 938 0 0 2005.01.21
악동시니 474 0 0 2006.04.01
동글이 347 0 0 2007.08.22
제과 450 0 0 2007.12.27
빨치산 415 0 0 2006.11.24
노상희 698 0 0 2009.06.24
해피썬 421 0 0 2007.04.24
김일환 761 0 0 2005.03.02
백설왕자 2,177 0 0 2005.03.11
알럽핑크 346 0 0 2006.12.01
고은철 598 0 0 2012.11.05
원샷원킬 337 0 0 2006.12.12
★미친소 448 0 0 2007.08.28
박성민 584 0 0 2009.11.30
시니사랑 327 0 0 2006.12.15
dEepBLue 538 0 0 2009.11.30
동성... 1,076 0 0 2006.12.17
빨치산 484 0 0 2008.01.11
해피해피 388 0 0 2007.04.30
NYdavid 479 0 0 2009.01.08
성진홍 1,050 0 0 2009.12.01
EVA 1,682 0 0 2013.01.11
알럽핑크 369 0 0 2006.12.27
거성김태훈 486 0 0 2008.01.15
EarlyAdopter☆ 436 0 0 2007.01.03
원샷원킬 830 0 0 2010.05.31
김명기 1,755 0 0 2009.12.06
재미솔솔{시니} 461 0 0 2005.08.27
여백 1,193 0 0 2006.04.29
ⓧAll忍 431 0 0 2008.07.04
최창호 666 0 0 2008.01.24
kdesign 635 0 0 2008.11.14
EVA 912 0 0 2013.07.15
멋지고픈유이 441 0 0 2007.01.21
1988 454 0 0 2013.08.22
사르가타나스 458 0 0 2008.07.09
1988 437 0 0 2013.09.06
쭈꾸미 334 0 0 2013.09.22
오페라군 457 0 0 2005.09.13
문정임 468 0 0 2009.04.01
써니 403 0 0 2013.11.13
천군만마 251 0 0 2013.11.23
1988 471 0 0 2013.12.06
아침아이 418 0 0 2007.01.27
NYdavid 427 0 0 2007.01.28
씨소 639 0 0 2009.01.16
난나여 402 0 0 2008.02.05
여백 1,012 0 0 2009.09.22
짱짱이 332 0 0 2007.02.01
향기 500 0 0 2014.09.25
주니유니맘 338 0 0 2014.10.22
phoo 469 0 0 2007.09.19
원샷원킬 380 0 0 2006.06.12
쌔끈한병우 370 0 0 2007.02.05
gyu1993 604 0 0 2015.04.08
프카 496 0 0 2008.07.23
000 462 0 0 2006.06.15
SkyHigh 553 0 0 2008.02.27
여백 1,123 0 0 2009.12.29
푸르미 347 0 0 2007.02.07
앙쿠미 407 0 0 2010.07.15
향기 1,580 0 0 201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