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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는 날개다.
김명기
59.♡.120.53
2007.12.2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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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카메라는 날개다.
아니 형님 이게 뭡니까? 모양 빠지게 시리!
내가 대의원으로 있는 어느 협회의 모임에서 들은 핀잔이다. 카메라를 들고,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열심히 담고 있을 때, 협회의 이사인 아우가 내 팔을 끌며 만류했다. 나는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아니 왜?
아유, 형님 이런 건 찍사에게 맞겨야지요. 행사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체면 구기게 카메라나 들고 왔다갔다하시면 폼이나요? 참 뭘 모르시네.
카메라나?
그래서 참 뭘 모르시는 인물인 나는, 그만 슬그머니 웃고 말았다.
실제로 카메라에는 그런 일탈의 느낌이 있다. 아무리 거룩한 행사라도 카메라맨들은 자유롭게 행사장을 돌아다닌다. 아무리 거룩한 사람이라도 카메라를 들면 제 삼자가 되어, 어쩐지 그 행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들 행사의 근엄한 분위기에 발목이 묶여 있을 때, 누구라도 함부로 움직이면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무거운 구속의 시간에, 카메라맨은 그들의 표정과 분위기와 인위적인 세상이 만들어낸 진풍경을 혼자서 만끽하는 것이다.
황제와 대통령마저도 격식의 틀에 갇혀 꼼짝 못하고 앉아 있을 때, 카메라맨은 자유롭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카메라맨은 이데올로기와 정치논리를 뛰어넘은 세상의 눈이 되어 달린다.
규범과 속박의 세상. 수많은 출입금지 구역의 시대. 그러나 카메라만 들면 우리는 이 행성과 무관한 삼인칭 관찰자, 전지적작가시점이 되어 세상의 관찰자, 느긋한 방관자가 될 수 있는 자유와 특권을 누리는 것이다.
카메라는 밋밋한 세상을, 호기심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재구성하는 제 3의 눈이다. 일상 속의 평범한 우리에게 새로 돋아난 날개다. 가끔 군중 속에서 사람은 보이지 않고, 카메라만 나비처럼 세상을 날아다니는 것을 본다. 이 얼마나 즐거운 풍경인가?
실은 나는 그 자유로움이 좋다. 숨이 탁 트이는 것처럼 편안해 지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조그만 카메라를 든 방랑자가 되어, 세상의 자유를 만끽한다. 여전히 폼 안 나고, 뭘 모르는 상태로.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www.allbaro.com
[사진 : 출발! ] - Nikon 똑딱이
아니 형님 이게 뭡니까? 모양 빠지게 시리!
내가 대의원으로 있는 어느 협회의 모임에서 들은 핀잔이다. 카메라를 들고, 모인 사람들의 모습을 열심히 담고 있을 때, 협회의 이사인 아우가 내 팔을 끌며 만류했다. 나는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아니 왜?
아유, 형님 이런 건 찍사에게 맞겨야지요. 행사의 중심이 되는 인물이, 체면 구기게 카메라나 들고 왔다갔다하시면 폼이나요? 참 뭘 모르시네.
카메라나?
그래서 참 뭘 모르시는 인물인 나는, 그만 슬그머니 웃고 말았다.
실제로 카메라에는 그런 일탈의 느낌이 있다. 아무리 거룩한 행사라도 카메라맨들은 자유롭게 행사장을 돌아다닌다. 아무리 거룩한 사람이라도 카메라를 들면 제 삼자가 되어, 어쩐지 그 행사와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람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다들 행사의 근엄한 분위기에 발목이 묶여 있을 때, 누구라도 함부로 움직이면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는 무거운 구속의 시간에, 카메라맨은 그들의 표정과 분위기와 인위적인 세상이 만들어낸 진풍경을 혼자서 만끽하는 것이다.
황제와 대통령마저도 격식의 틀에 갇혀 꼼짝 못하고 앉아 있을 때, 카메라맨은 자유롭다.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카메라맨은 이데올로기와 정치논리를 뛰어넘은 세상의 눈이 되어 달린다.
규범과 속박의 세상. 수많은 출입금지 구역의 시대. 그러나 카메라만 들면 우리는 이 행성과 무관한 삼인칭 관찰자, 전지적작가시점이 되어 세상의 관찰자, 느긋한 방관자가 될 수 있는 자유와 특권을 누리는 것이다.
카메라는 밋밋한 세상을, 호기심 가득한 미지의 세계로 재구성하는 제 3의 눈이다. 일상 속의 평범한 우리에게 새로 돋아난 날개다. 가끔 군중 속에서 사람은 보이지 않고, 카메라만 나비처럼 세상을 날아다니는 것을 본다. 이 얼마나 즐거운 풍경인가?
실은 나는 그 자유로움이 좋다. 숨이 탁 트이는 것처럼 편안해 지는 것이다. 오늘도 나는 조그만 카메라를 든 방랑자가 되어, 세상의 자유를 만끽한다. 여전히 폼 안 나고, 뭘 모르는 상태로.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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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출발! ] - Nikon 똑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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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리에1
댓글목록 7
김경준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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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37.183 2007.12.21 14:53카메라는 자유이군요...부럽습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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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20.53 2007.12.21 14:59언제든 조그만 똑딱이 하나 들고 나서보십시요. 나름 즐거운 일입니다. ^~^
그까이꺼대충(여짜)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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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89.142 2007.12.21 22:34푸근함이 느꺼지네욤...
ㅎ.. 폼안나고 뭘 모르더라도... 자유라...
김명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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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120.53 2007.12.24 14:18틀림없이 느끼실 겁니다. ^~^
마우스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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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5.79 2007.12.24 15:12군대에서건 회사에서건, 예식장에서건...어디에서나 줄에 맞춰 있는것 보다
카메라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게 훨씬 편하다고 느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자유'였군요. 덕분에 이제야 알았습니다. ^^
yjgreen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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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142.98 2007.12.27 17:13저도 고교시절 행사때 카메라들고 담당선생님 따라다니던 기억이납니다.
그때 학우들이 모두들 부러워했었죠!!
인연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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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51.226 2008.01.08 12:24정지된 타임머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