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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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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인물.

몸에 배어든 것들이나 몸이 기억하는 것들은 오래간다. 설혹 몸의 주인인 영혼이 거부하거나 스스로 잊어버리고 싶다고 해도 별 도리가 없다. 삶에서 하루하루 자기 발밑에 성실한 시간을 쌓아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 깨닫는다. 술 한 잔 마시는 일에도 몸에 새겨진 기억은 제멋대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제기랄이다.

"어쩌다 망했는지, 이야기 좀 해주세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아요.”
"나는 35살에 Jaguar를 타고 다녔죠."
"야아! 그때 친하게 지냈으면 좋았겠는데요?"
"아뇨, 그랬으면 정말 위험했을 겁니다."
"왜요?"
"그때 저와 친했던 친구들은 모두 망했어요."
"설마. 농담이죠?"
"다들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없었죠."
"그건 무슨 뜻입니까?"
"공직 쪽에 있던 선배 한 분이 저와 제 후배 한 명을 자신들의 클럽에 주니어로 들어오라더군요."
"어떤 클럽이었죠?"
"그 클럽의 멤버들은 한 달에 1,500만 원쯤 벌지만, 100만 원쯤만 집에 가져다주는 그런 남자들이었죠. 탤런트나 배우도 몇 명 끼어 있었구요."
"와우!"
"그 선배는 그 당시 상당히 인기 있던 영화배우 S가 자신의 나체로 탁본을 떠서 보낸 적이 있어요. 외로울 때 혼자만 보라고"
"야아, 정말 죽였겠는걸요?"
"그 당시엔 저도 그렇게 생각했었죠. 바보였으니까요. 저녁마다 오픈카를 타고 청담동 쪽을 어슬렁거렸죠. 거리에 지나가는 아가씨들에게 눈짓만 보내도 다들 그 자리에 공손히 멈추어서죠."
"공손히요? "
"네. 여자들은 자신이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그런 남자들 앞에서는 정말 얌전해지지 않습니까? 잘 훈련된 강아지처럼요."
"아, 그렇군요."
“여성상위니 뭐니 하지만, 결국 민간인들의 이야기죠. 그럴 듯한 남자 하나에 목매는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잘나 보이는 놈들에게 여자는 늘 껌이죠. 세상하고 똑같이 이성관계도 부익부 빈익빈입니다.”
“하긴”
"연예계 쪽에서 일하는 동생들은 늘 나이트에서 만난 여대생이나 신인배우나, 전체적인 밸런스 때문에 메인 모델은 못되고, 화장품 회사에서 나오는 잡지 얼굴 모델하는 여자들을 데리고 나오죠.”
“그거 남자들의 로망 아닙니까?”
“그 때는 룸살롱 다니는 놈들은 ‘찌질이’ 라고 불렀어요. 오죽 못난 놈이 돈 주고 여자를 사냐고. 또 한 여자와 연애 길게 하는 놈은 ‘도시락’ 이라고 했죠. 뷔페에 도시락 싸가지고 다니는 놈이라고. 세상에 여자가 차고 넘치는데 말이죠."”
“세상에.”
“실은 한 여자를 오래오래 사랑하고, 가정을 꾸미고, 월급 타서 애들 키우고, 그게 정상 아닙니까? 대한민국은 그런 억척같은 정상인들 때문에 제대로 굴러가고 있어요. 그런데도 그쪽계통 여자들은 겉만 번지르한 부나방 같은 놈들을 선망해요. 결국 끼리끼리 만나서 대충대충 사귀다 말죠. 서로 상처주면서. 자신들 같은 이성을 만나면 머지않아 파멸한다는 것쯤은 그들도 알아요.”
“그렇군요.”
“선수들은 절대로 차에 남자끼리 모여 타지 않아요. 좁은 청담동 골목을 벤츠, BMW, 엑스플러로, Jaguar가 줄을 지어 다닙니다. 각각 혼자서 운전하면서요. 괜찮은 여자가 보이면 창을 열고 몇 마디 건네죠. 주눅 드는 여자는 있어도 거절하는 여자 많지 않아요.”
“야. 타. 족이네요.”
“너. 타. 족이죠. 선택된 사람만 태우니까, 성에 안차는 여자에겐 눈길도 한번 안 주죠. 그들에게는 돈이 아니라, 밤이라는 한정 된 시간이 아까우니까요.”
"오호..."
“여자가 구해지면, 시가 하우스나 Jazz 클럽에서 저녁시간을 보냅니다. 물론 별실이나, 무대의 제일 앞자리는 늘 우리들로 예약이 되어있죠. 자기 집 거실처럼 느긋하게 주인과 함께 와인이나 디캔딩하면서 Jazz에 빠져드는 거죠."
"그래서 칵테일이나 술 이름을 줄줄 꿰시는군요."
"바보가 아니니까,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절대로 벗어날 수가 없지요. 인생 자체를 흔들리게 하는 Jazz와, 단단한 혼을 녹이는 여인들의 미소와 최고의 남자들이 최고의 저녁을 보내고 있다는 착각으로부터요. 또 지금 자신이 딛고 선 단단한 현실을 과신하죠. 우리가 딛고 선 이 모든 것들은 한순간에 액상화되어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아예 무시합니다."
“그렇군요.”
"그쪽 동네는 아주 정교하게 시스템화 되어있어요. 누구라도 한번 빠져들면 완전히 망가지기 전까지는 나오지 못해요. 하나씩 무너져 갔죠. 그런 식으로 밤 문화에 빠져들면, 낮에 제대로 일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그때 I.M.F. 가 왔죠."
"아하."
"돈 떨어지면 끝이죠. 누구도 찾지 않아요. 그대로 잊혀지는 거예요. 다시 제대로 세상을 살기란 쉽지 않아요. 그 당시 그들 모두 자신이 최고의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실은 위기의 남자들이면서."
"쉬운 일이 아니겠어요."
“나 역시 완전히 부서진 다음에야 그곳을 빠져나왔죠. 아니 퇴출당했다는 것이 옳겠네요. 바닥까지 떨어진 후엔, 나는 아내와 함께 쇼핑카트라도 밀며 느긋한 저녁시간을 보내는, ‘보통 사람’이 되기를 얼마나 갈망했는지 몰라요. 그게 제일 부러웠어요. 꼭 10년이 걸렸네요. 여전히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그게 뭐가 부러워요. 다들 하는 일인데.”
“평온하고 고요한 ‘보통 가정’을 가진 사람들은 잘 모르지요. 공기나 물의 고마움을 모르는 것처럼. 하지만 일단 둥지가 망가진 사람들은 둥지 없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곧 깨닫게 됩니다. 생가죽이라도 벗겨낸 것처럼 고독과 상실감에 벌벌 떨며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텨내죠. 아니면 아파트 꼭대기에서 뛰어내리거나 지하철로 뛰어 드는 겁니다.”
"그렇군요.”
"행복은 이미 우리 내부에 있어요. 아침이면 일어나 서류가방 챙겨서 사무실로 출근하고, 상사를 안주로 삽겹살에 소주 한 잔. Ray Kennedy Trio 의 연주와 함께 구수한 된장찌게 냄새에 반주 한 잔 걸치며 맞는 느긋한 저녁. 따스한 이부자리에서 반찬냄새가 섞인 아내의 살냄새 맡으며 곤한 잠에 빠진다는 것. 그게 얼마나 멋진 인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 불행 끝 행복 시작입니다."
"그런가요?"
"제 친구 하나는 사업 시작해서 10개월 만에 275억 부도를 냈어요. 하루에 1억씩이죠. 감옥 갔다 와서 지금 어디 시골에서 핸드폰 판매 한다고 들었습니다."
"오, 정말 위험하네요."
"네. 정말 위험한 남자들이었죠. 그러니 박선생도 이쯤에서 멈추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을 쫒는다는 것은, 개미가 개미지옥을 동경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라고 여기까진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지만, 어느 길로 가든 결국  끝은 바닥을 알 수 없는 낭떠러지예요. 그걸 알게 될 무렵이면 이미 멈출 수 없어요. 때를 놓친거죠. 이 이야기로 오늘 술 값 되겠지요?"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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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찻잔 속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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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8

풀죽은솔이님의 댓글

경험자가 아무리 얘기 해줘도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여전히 그런 생활을 선망할 듯 합니다. 자기가 퇴출 당해서 괜히 그런 소리나 한다고 생각하면서요.

yjgreen님의 댓글

그림이 그려지는 내용이었습니다. 청담동부근이 아련하게 생각나는군요!!
예전에 사무실이 논현동 이어서 직원들과 청담동 째즈바나 주변 식당들을 가 본적이 있었는데,,, 글 내용과 같은 분위기를 느껴봤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전 야타족 대상도 안되겠지만 그차를 탈 생각 또한 전혀 없었죠^^

학서니님의 댓글

뭐... 남이야기가 아닌것 같아서리... ^^

미국오기전... 잘나가는 벤처에 다니고 있었고... 영업+파트너+회식을 가장해서 일주일에 찌질이라고 위에서 말한 룸을 2~3번정도씩 뛰었죠... ㅋㅋㅋ 뭐.. 대부분 강남이나 북창동등등... 하지만 위분들 만나면 (저희 사장님이 술을 잘 못해서리) 청담동이나 강남역 부근의 모처에서... 탈렌트 김모양, 이모양 등등... 감히 손도 델 엄두가 안날정도의 아가씨들... 그러고 놀기를 1년여...

저는 미국에 왔고 그후 1년 그회사는 망했는데... 그때 모시고 있던분은 지금 모 엔터테이먼트 회장님... 그분 고정 파트너 김모양은 결혼래서 잘사는것 같고... 그때 같이 놀았던분들중 거의 대부분이 일반인으로... 아니 못산다고 말할정도로... 흐...

일장춘몽같은 인생이여...

그까이꺼대충님의 댓글

dEepBLue님의 댓글

상상만 되는 얘기네요...

desim님의 댓글

좋은 글일 것 같은데....읽을 수는 없네요... 짧게 요약을 그러면서도 이해될 수 있게...

조갑신님의 댓글

상상만 되는 이야기

soar님의 댓글

좋은 글 이네요.....그치만 너무 길어서..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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