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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맥 칼럼]전기 이중인격자.

본문

[컬럼]전기 이중인격자.

http://cafe.naver.com/horseandcamp/365

예전 오디오 광들은 자신이 음악을 듣지 않아도 진공관 앰프를 켜두곤 했다. 심지어 외출할 때도 진공관을 켜 두었다. 소위 전기를 '먹인다.' 는 행위였다. 전자기기인 진공관에게 전기를 먹이는 것이다. 또는 ‘에이징’이라는 표현을 하며 앰프를 켜서 스피커에 전기를 먹였다. 그래야만 좋은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일종의 의인화 일까? 스피커에 에이징을 하면 더 좋은 소리가 나는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진공관이 데워질 정도의 인터벌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러 내내 진공관에 전기를 먹였다가는, 회로가 타서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나는 내 눈 앞에서 진공관이 소손되는 것을 보았다. 일순간 갑자기 굉장히 밝아지면서 과열되는 것이다. 화재 직전에, 전기를 끄고 뜨거운 진공관을 뺐다.

별개의 이야기인데, 미국에서 오디오 전문가들을 잔뜩 모아놓고 스피커 선 챌린지를 한 적이 있다. 일반 구리선, 은선, 주석선, 굵은 선, 가는 선, 특수 선 등등을 교체해 가면서 오디오 청취 시험을 한 것이다. 결과는 어떨까? 30% 미만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찍어서 맞춘 것이지, 소리에 변별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이렇게 미쿡의 오디오 전문가들이 공개적인 망신을 당한 결과가 있음에도 여전이 우리는 은선, 금선을 찾으며 미터 당 몇 십만 원 지출을 망설이지 않는다.(나는 망설일 뿐 아니라 결국 사용하지도 않으니, 나는 절대로 오디오 전문가가 아니다.) 일종의 전자적인 ‘미신’이 아닐까?

그런데 전기공학과 졸업생인 내가, 매일 매킨토시 SE/30을 켜지 않고는 못 견디겠다. 소위 전기를 '먹여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모두가 꺼리는 220V를 그대로 넣고 사용 중이다. 미국 출신인 매킨토시는 110V를 넣어야 한다고 다들 믿고 있다. 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불안하기는 하다. 우주의 모든 만물이 미친 듯이 회전하는 현대에, 확실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나는 타인의 전자적 미신에 코웃음을 치면서, 여전이 매킨토시에 전기를 먹이는 이중인격자인 것이다.


매킨토시 SE/30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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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김영권님의 댓글

저도 가끔 전기 먹이는 놈이 있습니다. ^^
글 잘읽었습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호오 그건 어떤 기기일까요? 궁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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