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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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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 하늘이다. 납덩이같다. 4월은 잔인하다고 T.S 엘리엇(Eliot)가 시 ‘황무지’에서 말했다. 그래서 일까? 그 불길한 예언은 어김없이 참사로 모습을 나타냈다. 정신이 산란하고 멍하다. 나도 모르게 손은 리모컨을 찾아 TV를 켜고 나는 망부석처럼 멈춘 채, 화면 속으로 빠져든다.

179! 지금까지 밝혀진 생존자의 숫자다.

TV 속에서는 모두들 열심히 해난 구조를 하고 있다. 바쁘다. 조명탄이 어둠을 밝힌다. 그러나 그건 모두 쇼라고 한다. 인터뷰에서는 여기자를 향해 민망한 욕설이 난무한다. 조명탄은 단 두발. 밤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한다. 구조는커녕, 침몰한 여객선 안에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고 한다. 그럼 화면에서 빙빙 도는 헬기와 함선과 구조 인력은 뭘 하고 있는 것일까? 뭐가 사실일까?
 
안타까운 일초 일초가 흐르는데, 인양 크레인이 천안함을 건져내는데 두 달이 걸렸단다. 다섯 배 크기의 침몰함을 건져내려면? 10개월? 상상도 싫다. 그럼 내부 인원의 생명은? 도대체 맞던 틀리던, 이런 경우에 대한 방법이나 매뉴얼이 있을 것 아닌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이버들이나 현장 구조 요원들은 목숨을 걸고 있겠지만, 지금 어떻게 해야 할 지, 통제지휘부에서 아무도 모르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상황에, ‘이런저런 방법으로 구조를 시작하자!’ 라고 정확한 내용을 알고 지시하는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는 것은 아닌지? 영화처럼! 사람들의 인명을 구하는 영웅은 없는 것이 아닌가?

‘가만있으면 우리가 비난 받으니 뭐라도 하는 척해!’ 그래서 침몰선 곁을 빙빙 도는 것이 아니길... 진짜로 뭔가 방법이 있어서! 지금 당장 시행하고 있기를... 침몰선에 공기를 넣던, 들어 올리던! 10개월 걸리는 비극이 사실로 드러나지 않기를... 이곳이 인간의 생명에 대책 없는 불모의 땅이 아니기를...

179! 제발, 제발 이 숫자가 커지기를, 늘어나기를...

TV를 끄고 책을 손에 들었다. 마음이 어지러워 커피를 끓이기로 한다. 커피포트의 물이 끓어오르는 동안, 모던타임스 II의 502쪽에서는 남베트남의 고 딘 디엠이 자유 공정 선거를 거부했고, 미국의 기본적 이념에 반대하는 이 사안에 대하여, 아이젠하워와 케네디가 묵인했다. 이 어리석은 관용으로 서방세계가 치를 값 비싼 대가와 비극적인 미래를 모르는 채, 케네디는 7,000명의 미군 파병을 승인했다. 1961년, 북베트남이 남베트남을 침공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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