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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사랑보다 강하다.

본문

현실은 사랑보다 강하다.

어쨌든 추석이다. 다들 마음 바쁘다. 보너스를 말하고 귀성길을 말한다. 그러나 가난한 무명작가에게는 결국 비현실적인 뉴스들이다. 그게 어쨌다는 말인가? 귀신을 만나려고 해도 돈이 필요한 세상이니, 현실 속의 타인처럼 가련한 내 조상들도 나를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뭔가 잊은 것이 있어 오래 된 서류 뭉치를 뒤진다. 그 잡동사니 사이에서 검은 손이 쑤욱 빠져나와 가슴에 쇠 비린내 나는 비수를 꽂는다.

“나이가 그렇게 되어서 여태 벌어 놓은 게 없다니, 자네도 인생 제대로 산 건 아닐세.”

두려운 것은,
이제는 기억의 저편으로 넘어가 버린 일들. 가슴에 뜨거운 화인을 남긴 기억들이다. 그것들은 언제 어디서부터 내 심장을 갉아댈지 알 수 없다. 왜 사랑은 이토록이나 끈질긴 것일까?

그때, 늘 낙엽처럼 가볍고 얄팍한 내  지갑 속에서 이 메모를 발견한 순간, 나는 코끝에 메모를 대고 깊은 호흡을 했다. 희미하게 스며든 당신의 내음, 나는 목이 메었다. 사랑은 바늘 같이 따가운 감동이구나. 나는 그때 이 험한 바다에서, 언제나 내가 돌아갈  유일한 등대를 발견했다.

분명한 것은,
사랑은 풍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어려운 시절에도 사랑은 꽃을 피웠다. 아니 사랑밖엔 아무 것도 없었기에 더욱 사랑만이 선명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피안이었고, 종교였고, 신이었다. 하지만 사랑은 현실과의 소강상태에서 밀리다가, 마침내 시간 속에 소멸되었다. 현실은 사랑보다 강하다.

나는 숨을 멈추고 소용돌이 같은 추억을 빨려 들어가는 나 자신을 잠시 추스린다. 어떻게 된 것일까? 뭐가 잘 못된 것일까? 매번 돌아보아도 진실은 이미 잉크병에 떨어진 빗방울이다. 나는 1초 전의 평상심으로 돌아가려 안갖 힘을 쓴다. 사랑은 쓰다.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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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풀죽은솔이님의 댓글

사랑은 현실보다 약하지만 현실보다 강합니다.
오늘의 현실은 내일의 현실이 될 수 없지만
오늘의 사랑은 내일의 사랑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오늘의 현실에 무너지는 사랑이라도
가슴 한 구석엔 화석처럼 남아서 영원히 지워지지 않으니까요.

효효!님의 댓글

아니길 바라지만
아니라고 말 못하겠어서
슬프네요.

dEepBLue님의 댓글

맨날맨날 징징 거리면서 투닥 거리면서
글구 카드결제날짜에 대출이자 납입일에 맨날 징징대도..

여전히 그래도 사랑이라는 큰힘때문에
버티고 견디고 예뿌구 그래요...

추석 잘보내셨나요? ^^

그까이꺼대충님의 댓글

사랑은 쓰다.,,
잘 못해주는 것이 쓴 맛이나겠지만
김명기님의 아내분이 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넓디 넓군혀...

그래도 서로를 저렇게 아끼는
김명기님의 인생이 부족하다면 부족하지만...
참 달게 느껴집니다...저에겐...

나도 저런 아내가 되고 싶습니다...

꼬맹이의하루님의 댓글

울 신랑 지갑도 비워있는데....난 그렇게 못하네요
늘 쪼들려서~~저럴때 와이프가 넘 이쁘겠네요...
행복하세요

yjgreen님의 댓글

정말 사랑스런 아내를 두셨네요!!  부럽습니다.

오기님의 댓글

나의 모습을 뒤돌아 보게 되네요....

딸기공주님의 댓글

나두 이렇게 해봐야겠네요... ^^
좋~~~다.. 이런관계..

조갑신님의 댓글

빗자루 탄 천사님의 댓글

그래두 님은 사랑스런 아내가 있네요... 좋으시겠어요.

이런망할님의 댓글

부럽소이다.....

생일이다~ 기념일이다~ 좋은외식에 좋은선물 안해준다고....
구박을 받다보면.....
간혹은 내가 뭐하러 이리 열심히 사나 생각도 들곤하는데...
이네 뭐 그런거 아니겠나 싶고

또 돌아보면 서로 흉보고 트집잡고..... 하지만 언제나
같은 자리에 위치해 서로를 돕고 사는게 부부 아니겠습니까~
또 그게 사랑이냐 정이냐가 중요한가가 아니라
그 존재자체가 중요한것 아닌가 싶네요

동반자.....

기분좋은하루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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