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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유난히 밝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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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유난히 밝은 날

우리는 가슴 속에, 개인적인 사막을 품고 살아갑니다. 아무리 살아내도 푸석푸석한 날들이 끝도 없이 이어집니다. 이윽고 작은 절망도 돋아납니다. 회색 도시의 우울은, 강이 되어 흐릅니다. 우리는 버텨 내야만 합니다.

그래도 살다 보면 어쩌다 별이 유난히 밝은 날이 있습니다. 그저 하늘에 못 박혀 빛나는 것이 아니라, 빛을 마구 뿜어낸다는 느낌의 그런 신비한 밤입니다.

어제는 모처럼 기마단과 건국승마아카데미의 분들이 함께, 삼겹살 파티의 밤을 마련했습니다. 서로 얼굴은 알지만 편안하다고는 할 수 없는 관계들이니까, 이번 기회에 인사도 나누고, 이번 5월 26일에 있을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재활승마 봉사 이전에 서로를 충분히 알자는 의미의 자리였습니다.

그리고 기마단 5기였던, 서울대 국문과 박사과정의 김승민님이 제안하신 '벼룩시장'도 함께 열었습니다. 솔직히 큰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의 작은 즐거움 정도로만 생각했지요. 아시겠지만 나이가 들면 기대 따위는 잘 하지 않게 됩니다. 살아가면서 작은 실망들이 준 씁쓸한 맛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비까지 좍좍 내리니까, '날 한번 잘 잡았군!'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더군요. 하지만 승마 훈련이 끝나고, 훈련 참가를 하지 않았던 기마단원들과, 건국승마아카데미 분들이 모이시면서 선뜻 기탁하신 벼룩시장 물품을 보니, 이건 마음이 아니면 절대로 모일 수 없는 분량의 물품이고 성의였습니다. 감동 100%!

간단히 삼겹살 파티를 하며 즐거운 웃음이 오가고, 서로의 잔에 마음을 부었습니다. 나는 이런 사각사각한 웃음이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돈 안 되는 기마단을 몇 년째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슬쩍 행복해 집니다. 내 웃음도 조금 헤퍼집니다. 늘 그렇지만,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겠다는 마음은, 우리 스스로를 확실히 더 많이 행복하게 합니다. 그러므로 봉사는 어쩌면 참 이기적인 단어인지도 모릅니다.

마침내 벼룩시장이 열렸습니다. 모두 어미젖을 빠는 강아지들처럼 옹기종기 모여 열심히 물건을 팔고 삽니다. 이 수익금은 온전히 양평 은혜의 집 중증 장애인들을 위한 '행복한 말 타기' 행사에 쓰여 집니다. 마지막에 남은 몇 가지 물건은, 그저 좋은 일에 쓰일 물건이 남았다는 안타까움으로, 누군가 몽땅 삽니다. 정말 성황리에 끝난 벼룩시장이었습니다. 감동 200%!

뒷정리를 하고, 약간은 소주 향에 취한 인사를 건넵니다. 내 곁에 모였던 별들은 후리지아 향의 미소를 내려놓고 각자 자신들의 행성으로 돌아갑니다.

오늘 비 오고, 바람 불고, 구름도 두터운 저녁이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별들이, 가슴 속에서 더욱 뚜렷한 날입니다. 그러니까, 하나, 하나의 별들이 모여 빛을 마구 뿜어내는 그런 밤이요.

www.allbaro.com
www.gima.or.kr

PS: 사진 촬영은 숙명여대 간호학과, 기마단 5기 윤화영님이 수고해주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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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26 08:4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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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5

-별이-님의 댓글

저  찾았나요??


^^

창이님의 댓글

가슴으로 별을 보셨군요^^~

오른손님의 댓글

딸기공주님의 댓글

여럿이 모여 가는 여행을 안가본지....
나두 가고싶다...
이렇게 시끌벅적한 여행길.....

dEepBLue님의 댓글

^-----------^ 정말 명기님의 글은 마음을 다잡게 만듭니다..
정말 사각사각한 웃음을 머금게 해주세요...
오늘도 좋은글 행복함 함께 주셔서 넘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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