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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으로 살아가기.

본문

사람으로 살아가기.

자작나무 숲 사이로 햇살이 흔들거린다. 옅은 안개가 아침까지 머뭇거리고, 시간은 방금 널어놓은 빨래처럼 반짝거린다.

요즘은 마음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 이 행성은 겨울로 가고 있지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좌충우돌. 마음은 내부의 격류를 타고 있다. 그러나 별로 표정의 변화가 없는 나.

나는 고목이 되어가는 것일까? 枯死木(고사목)이 되어가고 있는 것일까? 알 수없다. 삶은 돌아보면 뱀이 벗어놓은 듯한 후회의 허물만 쌓여가고 내일은 도무지 짐작하기 어렵다.

찬바람에 심약해진 탓인지, 사람들의 마음이 가시 돋친 복어의 껍질 같다는 것을 부쩍 자주 느낀다. 사람이 매서운 겨울을 날 수 있는 것은 그저 따듯한 모닥불의 온기만은 아니다.

[말 한 마디의 배려, 말 한 마디의 따스함. ]

그래서 사람은 무거운 마음을 다정한 사람의 곁에 내려놓고, 막걸리 한잔에 시름을 잊는다. 사람은 그런 이유로 함께 살도록 되어 있을 것이다. 아니라면 숲으로 들어가야지. 도리가 있을까?

예전에 불가에서 흘러나온 이야기로 삼라만상 중에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 보다 사람으로 사는 것이 더 어려운 것임을 나이 들어감에 따라 느낀다.

늘 달콤한 유혹을 앞세우는 운명 앞에서 의리와 정, 지조를 지키고 산다는 것이 어찌나 어려운 일인지. 게다가 남에게 손가락질을 받지 않거나, 그 사람 참 온당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기란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 보다 더욱 어렵다.

그것은 죄를 짓고 안 짓고의 문제가 아니다.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을 피해가기가 먼저 어려운 일이고, 그 사람과 악연이 닿아 그르칠 일을 만들지 않기가 두 번째로 어려우며, 결국 잘못 된 인연으로 후회하지 않기가 세 번째로 제일 어렵다. 그러나 어느 누가 이 난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까?

앗! 하는 사이에 또 한해가 늬엿거린다. 비록 설익은 벼이삭이지만 고개를 숙이고 낙엽이 쌓인 오솔길을 걷노라면 이런저런 생각이 발길에 차인다. 나는 정말 사람으로서 세상을 잘 살아낼 수 있을까?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서, 수많은 허물만 보고 절망하게 되면 어쩌나?

사람으로 살아가기. 생각은 계곡을 맴돌고 긴 담배 연기만 늦가을 바람을 타고 자작나무 가지 사이로 솟구친다.


자작나무 껍질에 새기는 꿈.

www.allbar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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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1

여백님의 댓글

갑작이 떠오르는 싯구..

"시방 나는 위험한 짐승이다"

^,.^

길게 내뿜는 담배연기속에...상념담아~~
자작나무숲속에 꼭꼭 숨겨두세여~!!

제가 차삼 진우지 들려서
자작나무숲에 숨겨논 이야기 가지러 갈께여~!!
^,.^

김명기님의 댓글

요새 아침마다 진우지의 물안개가 장관이지요. ^~^

여백님의 댓글

으~~
물안개...
잔잔한 물결위에서 춤추는 그넘덜..

머리속엔 물고기, 찌 오락가락..
낚시안간지 오래됐는데...

불을 지피시다뉘....
-,.-"

iceberg님의 댓글

사람은 사람인데 사람답게 살아가기가 참 어려운것인가보네요...
적어도 나쁜짓, 욕먹을 짓은 안하고 살고 싶습니다.

김명기님의 댓글

사람으로 죽기도 정말 어려운 일이겠지요...
사람답게. 라는 말이 정말 커다란 의문부호로 다가오는 가을입니다.

Joo님의 댓글

사람으로 살아가기.

그것은 죄를 짓고 안 짓고의 문제가 아니다.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을 피해가기가 먼저 어려운 일이고, 그 사람과 악연이 닿아 그르칠 일을 만들지 않기가 두 번째로 어려우며, 결국 잘못 된 인연으로 후회하지 않기가 세 번째로 제일 어렵다. 그러나 어느 누가 이 난제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까?

이 대목에서 절로 고개가 끄덕끄덕......

지금의 나는 사람인가?
정말이지... 사람이고 싶다......

黑虎님의 댓글

사람이라는것 역시
하나의 굴레를 덮어 씌운 것은 아닌가 싶지요...
사람..
사람이라는것 때문에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해.. 라는 허울속에 살아가야만 하는
인간군상들의 모습...

김명기님의 댓글

이미 사람이면서도 늘 자신이 사람이 아닌 길을 가고 있는지를 살펴야 하겠지요. 단 한 순간이라도 사람이 아닌 그 어떤 것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김명기님의 댓글

그 허울이 없다면 사람은 더 이상 사람이 아닐 것입니다. 요즘처럼 짐승과 사람의 구분이 애매해 지는 때엔 더욱...

alt님의 댓글

뒤돌아 보게되는 구절입니다...
사람답게 사는길이라..

김명기님의 댓글

우리 모두가 평생 동안 고민해야 하는 주제... 아마 그렇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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