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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디언이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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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디언이름은?

도시로 나온 뒤, 일상은 늘 새로운 기대와 소망의 아침이다. 대개는 헛되다. 어쩌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발 디딘 이곳이 어디일까? 어리둥절한 때도 있다. 그러나 나는 내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임을 안다. 지난 7년간 숲 속에서 나무처럼 살면서도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나는 어제 온 길만큼, 내일도 전진해 있을 것이다. ‘소금 호수 위를 떠도는 돌멩이’처럼 꾸준하게.

비록 하루만큼의 전진은 미미하지만, 만약 시간이 남아도는 누군가가 고성능 카메라로 7년을 찍어 고속 상영한다면, 내 바쁜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고독 속에서 소주와 막걸리를 마시고, 말을 타고 국토를 내달리고, 음악을 듣고.

그간 숲으로 나를 찾아 온 많은 이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 모두 나름대로의 현자들이었다. 나는 숲 속 깊은 곳으로 찾아온 이들로부터, 꽃가루처럼 지식을 흡수했다. 대화의 주제는 늘 삶이었다. 소유만을 말하는 이 시대에 삶을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은,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가?

그러고 보면, 나는 마치 아프리카산 벌처럼 바쁘게 붕붕거리며 세상을 들락거렸다고도 할 수 있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고, 언제나 있고, 언제나 없었다. 그 혼란 속에서, 미지의 순간 아무도 아닌 누군가가, 내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인가?
글쎄, 나는 누구일까?

언젠가 내가 회색 도시의 빌딩 그림자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침묵하는 제로니모를 만나게 된다면, 나는 그에게 '시간을 기록하는 자' 로 불리고 싶다. 사진모임에서는 '글로 사진을 촬영하는 자.' 음악 모임에서는 '글로 음악을 연주하는 자.'로 불리고 싶다. 나는 우울한 문학의 세계에 그저 '지나가는 사람 1.' 로 남아있고 싶은 것이다.

때로 나는, '벌판을 말달리는 자.'로 불릴 수도 있겠다. 만약 거기서 좀 더 욕심을 부린다면, '말 달리며 바람을 노래하는 자.' 로 불리고 싶다. 만약 그 정도라면 내 삶에 최고의 찬사가 되겠지. 하지만 그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삶을 벗어나 자유를 꿈꾸는 자.' 가 되거나, '현실과 타협하지 않은 옹고집 노새.' 정도로 불릴 수 있어야만 하겠지. 어쩌면 '지독하게 참는 자.', '퍼그처럼 우울한 얼굴의 잊혀 진 남자.' 가 될 수도 있다. 그건 '뼈를 깎는 고통을 참는 자.' 와 비슷한 뉘앙스를 주게 될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미래가, 가치 있는 어떤 존재로 남게 되길 바란다. 어떤가? 당신의 인디안 이름은 무엇이었으면 좋겠는가?

'마음이 물 같이 잔잔한 자', '겨울 숲의 향기가 나는 자.', '가난한 자의 진정한 친구.', ‘나의 무거운 짐을 기꺼이 나누어지는 자.’

‘돈독이 오른 자’, '배부른 소크라테스', '배고픈 돼지.' ‘술 취한 개와 춤을’ 뭐 누구라도 가능하다면 그런 이름으로는 남고 싶지 않을 것이다.

삶은 길고, 인디안 이름은 얼마든지 있다. 우리는 그중 하나를 고르면 된다. 어느 것을 고르든 그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의 몫이다.

'내게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 자' 였던 당신. ‘내 심장의 지배자’ 였던 당신. 지금으로부터 100만년 후. 그 아득한 전설의 시대에 당신과 나의 인디안 이름은, ‘고귀한 약속을 지킨 순결한 영혼.’ 으로 불리게 될 것인가?


천당(天堂) 아래 분당(盆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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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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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9

창이님의 댓글

^^~
우리 자신의 몫이라~

마음에 넣고 갑니다.

circle님의 댓글

우리 한국이름들도 적어도 한문으로 된 이름들은 다 좋은 뜻인거 같네요...저같은 경우는 천천히 길을 가는....이런뜻이네요...인디언까지는 아니더라도 다들 좋은 이름일거 같네요,....

dEepBLue님의 댓글

명기님의 글은 항상  마지막에서 가슴을 쿵! 하고 때립니다...
'고귀한 약속을 지킨 순결한영혼'....

G님의 댓글

자신을 되돌아 보게 하는...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다다님의 댓글

글 잘 읽고 가요...

움직이는동의보감님의 댓글

참 좋운 아이디어 같내요 저런걸로 한번 일을 잡아보아도 좋을거 같습니다.

Suki(앤디)님의 댓글

Skennen
제 인디언 친구가 가끔씩 부르는 말입니다..
발음은.. 스께나(흐) 이런것 같습니다.. 뜻은 peace.. 평화 라는 말이랍니다.
제가 가끔씩 짜증을 잘 내서.. 이런 이름을 붙였다는군요 ^^;;
평화로운 삶을 살아야죠 ^^

Suki(앤디)님의 댓글

참고로 그 친구는.. Mohwak 부족 사람으로..
선조들은 미국 뉴욕주 지방에 살았는데.. 예전(3~400년전)에 북쪽으로 올라오게되었답니다.
그리고 영어식 이름으로 하면 스키넌 이라는 이름이 되겠네요^^
미국 사람들 이름에도 많이 있죠? 어원은 위와 같답니다 ..

Bluenote님의 댓글

학교 다니던 시절 동기들끼리 장난삼아 인디언이름을 붙이고 놀려댔던 기억이 나네요.

그 당시 저의 이름은

'세수할 땐 깨끗해' 였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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