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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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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날의 기도

슬슬 생각이 많아지는 것을 보니 가을이 정점에 가까워 지고 있나보다. 나는 이전에도 그랬지만 요즘에는 더더욱 주변의 자질구레한 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음. 오랜만이네. 그 사업은 잘 돼?"
"아이 참. 그건 예전에 팔아버렸다고 세 번쯤 말했는데요?"
"음 그런가? 그랬었지."

라고 말하는 일도 자주있다.

요컨데 나의 뇌가 그간 활짝 열려있던 통로를 모조리 막고, 정말 어쩔 수 없는 일 몇 가지에 대한 통로만 간신히 열고있는 것이다. 그 통로를 통하여 들어오는 정보도 그리 세밀하게 분석하지 않는다. '그저 지나가고 있군.' 하는 마음으로 망연히 바라볼 뿐.

그래도 일단 들어온 정보는 잘 지워지지 않는다. 제법 오래 전의 기억은 나자신도 놀랄 만큼 세부적인 것까지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지난 시절을 함께 해 주었던 여인들도 생각난다. 이미 박제 되어버린 기억이라, 별다른 감정의 개입은 없다. 그리곤 '아아 그런 것이었구나.' 하고 스스로 깨닫곤 한다. 물론 집중하여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커피를 젓다가, 빨래를 널다가, 방을 쓸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스며든 생각들이다.

결국엔 헤어진 인연들이니, 그리 좋은 인연이라고는 할 수없다. 때로 마지막은 기억하고 싶지도 않아서, 의식적으로 생각을 흐트러버리곤 한다. 그러나 타인의 기억이 아닌 나의 기억이다. 외면할 수는 있어도 지워버리기는 어렵다.

Bee Gees의 To Love Somebody 가 실려있는 L.P.를 만지작 거리다가, 나는 돌아본다. 그녀들의 반짝거리는 미소와, 그녀들의 가슴을 뭉그러 뜨리는 눈물과, 그녀들의 봄과, 그녀들의 겨울을. 그리곤 혼자 조그맣게 기도해 본다.

"내 지난 청춘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은, 많은 부분 그대들 덕분이었어.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를 통과하고 있던 그대들과, 가장 빛나는 한 때를 보낼 수 있었던 나는, 어찌됬건 행운아라고 할 수 있겠지. 고마워. 그리고 그대들에게 걸맞는 남자가 되지 못해 주어서 미안해. 언제 어디서든 늘 행복하라구."

역시 가을이군.


자작나무 껍질에 새기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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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2

에리카님의 댓글

가을...
내게는 악몽...

여백님의 댓글

한때 제비족을 만날 볼 기회가 있었다.
(여넘한테 스텝한번 배우는데 한바퀴 돌리니깐 남잔데도 그냥 뿅가더만.."멋져~~엉아~~!!")

-,.-"

제비족...
제비족을 말하면.. 누구나 날티나고 늘씬하고 윤기 빤질거리는 사람일 거라 생각한다. 하쥐만 때깔나게 옷차려입고 이여자 찝쩍 저여자 찝쩍대고 돌아다니는 족속들은 대부분 양아치들이고..

제비족은 옆집 아자씨, 친근한 이웃처럼 생겼다. 수수한 옷차림(내면은 사악하지만)과 어눌한 말솜씨... 뭔가 부족해보이는 듯한...그런 모습이다.
그런 모습에 여자들은 뻑!(?)간단다..
그냥 편안한 대화상대, 그냥 이야기들어주고 놀고싶을 때 놀아주고...

남자들은 참 많은 여자에대한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듯 싶다.
걸맞는 남자...
-,.-"

제비왈의 명언 "여자는 그저 포근함을 느끼기만을 바란다네~~"

정답이 아닐런지...

-,.-"
가을의 상념에 넘 깊게 빠지신건 아뉜지....

-이 가을 온몸으로 털갈이 하며 겨울을 준비할 장군이를 생각하며--

김명기님의 댓글

너무 심한 악몽을 꾸시지 않기를... ^~^

김명기님의 댓글

갑자기 웬 제비?
그저 포근함만 느끼는 여자가 과연 있을까? 없다! 에 1,000원! ^~^

여백님의 댓글

1000원...

-,.-"

심하다...

한 십만원만 되도... 도전자들 있을 텐데...

도전하고 나선
돈없고 빽없슴 "난 당신한테 포근함을 느끼지 못했어요"라고 말하고
돌아섬 땡인데...

-,.-"
짜다...

여백님의 댓글

아님 10만원 받고...
바로...
"당신은 포근해 보이지 않아요..."

휙!

-,.-"

김명기님의 댓글

여백님. 저는 늘 1,000원에 목숨을 겁니다. 1,000원 이상 중요한 것은 우리 인생에 없습니다. 삼각김밥, 컵라면. 그런 따위로 충분하지요. 떡값 몇 억원. 흥! 떡을 그렇게 먹을 짐승이 있을까요? 천원으로 모든 내기는 이미 충분하고 남습니다. ^~^

여백님의 댓글

Vm~여우가말했다님의 댓글

어????
난 걍 여백님글처럼 편안하고 나만 이뽀이뽀라~~해주는 남자를 원하는데---
흠......이제야 알겠군...
내가 그렇게 홀딱 빠진건 그넘이 제비라서였어!!!!
여우는 제비에게 당했다....마음주고....정주고....속고....
배팅 5,000원으루 올리믄 안돼효???
1,000원이믄 한가지밖에 선택을 못하자나효~~~
원래 삼각김밥과 컵라면은 세툰디-----
과자랑 아슈크림도 세투구....
빵과 우유도 세투.....5,000원으루 해효~~~~mV

김명기님의 댓글

5,000 OK! 그걸루 여기 분들에게 삼각김밥 쏘세요. ^~^

에리카님의 댓글

제비...
제비뜨문 잡아서 궈 묵지머...

글구
역시 양아치 보다
푸근하구 부담없구
또 약간은 어수룩해보이는 사람이 더 사악하답니다..

조심 또 조심~~~~

김명기님의 댓글

에리카님은 모르는게 없으시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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