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황후는 시해 당하지 않았다 > 사람사는이야기

명성황후는 시해 당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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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4 10:16 460 15 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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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성황후는 시해 당하지 않았다 > (작가와비평. 2011)는 근래 들어 가장 논쟁적인 이슈를 다룬 작품이다.

작품은 작가의 신용우의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 명성황후 시해에 관한 러시아 외교문서가 그것이다. 그 내용은 아래와 같다.

"러시아에서 고용한 경호원인 '세레딘 사바틴'이 을미사변이 일어나기 하루 전에 궁궐에 난동이 있을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한다. 그러나 대비를 소홀히 함으로써 을미사변을 당하고 명성황후가 시해됐다."

문서 속의 사바틴의 본래 직업은 건축사이다. 문서로 보면 사건의 적잖은 책임이 그에 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이후 사바틴의 행적이다. 사바틴은 고종이 아관파천 이후 환궁한 경운궁(지금의 덕수궁)의 중명전, 정관헌, 석조전 등의 설계 및 건축에 관여했다.

그렇다면 고종은 사랑하는 아내를 근무태만으로 시해 당하게 한 사람에게 그런 막중한 일을 시킨단 말인가?

사실이라면 도대체 아귀가 맡지 않는다. 작가는 이 의문을 해결하려고 각고의 노력을 해나갔다. 작가는 "갈수록 의문투성이였다"고 밝힌다. 시신을 제대로 본 사람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시해장면을 봤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각기 달라서 혼란만 증폭시킬 뿐이란 것.

우리는 명성황후의 시해를 증명하는 문서에 대해 알고 있다. 바로 '에조 보고서'다. 명성황후에 대한 김진명 소설에도 또렷이 등장한다. 그 내용은 실상 몇 줄 되지도 않는다. 아무튼 당시의 문서이니 독자들로선 헷갈린다. 이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전한다.

'기왕 벌어진 일이니 명성황후를 시해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추잡한 수단을 모두 동원했다.'

'왜놈들은 명성황후가 그 날 시해 당한 것은 물론 능욕 당한 것으로 만들어 최근까지도 논문과 저술 등에 발표함으로써 영원히 조선과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짓밟아 뭉개려하고 있다.'

이쯤 되면 시해를 기정사실화 하려는 이유에 대해 납득할 법하다. 의문을 갖는 이는 책을 통해 작가의 픽션과 팩션, 글과 행간 사이의 의미를 읽어내면 좋겠다.

한가지. 작가는 취재 중 얻은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들려준다.

'글을 풀어나갈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중에 연해주에 사는 고려인 4세를 만나 중요한 자료를 얻었다.'

여기서 말하는 자료란 선조의 일기를 말한다. 그 속엔 명성황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명성황후의 행로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다.

이 책은 메타픽션 기법으로 작가 자신이 소설 속에 들어가서 자신이 조사한 역사적 사실을 펼쳐나가는 방식으로 저술되었다.

작가의 메시지가 맞다면 명성황후는 통분의 죽음을 당한 게 아니라 통한의 누명을 쓴 셈이다. 이 책을 주목해야 할 이유다.

의문을 가지고 읽을 수 있는 책인거 같습니다.

구입해서 읽어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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