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LI라는 회사의 8핀 라이트닝 케이블을 구입했습니다.
가격만 싼 묻지마 중국산 케이블보다는
자신의 브랜드가 있는 회사가 낳을 것 같기도 하고 정품케이블의 반값 정도이기에
2013년 11월 중순에 GOPOD이라는 곳에 주문을 넣고
몇 일 뒤에 물건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재앙의 시작이었습니다.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2월초에 터져 녹아버렸습니다.
다행히도 화재까지로 발전하지 않았고
(아이패드미니, 멀티탭, 아답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꺼림직한 마음에 아이패드미니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은 못쓰고 지금까지 보관만하고 있습니다)
둘 다 부재중일 때에 케이블이 터져 녹아버렸기에 집사람도 꽤 놀란 것 같고
TV뉴스에서나 일어나는 재앙이 어쩌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에
식은 땀이 나고, 화도 나서 판매처인 GOPOD에 항의메일을 보냈습니다.

몇 시간 뒤에 GOPOD의 강희*이라는 분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지금까지 MILI의 수많은 케이블을 판매했지만
지금까지 어떠한 문제도 없었고 단순히 중개하여 판매하는 곳이기에
결국 책임은 없다는 분위기를 풍기는 설명과 함께
케이블수입상이 삼성화재보험에 가입했기에 보험사에서 직접 조사를 갈 것이므로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고 보험사에서 원인규명 및 사후처리를 해준다고 했는데
4개월이 지나가는 시점인데도 아무런 연락도 없습니다.
물건을 팔고 나면 어떻게 되었던 간에 그만이라는 것인가요.

대부분의 유저들이 자동차, 사무실, 거실, 침실 등...
이렇게 편의상 정품아답터와 정품케이블을 여러 개를 구입하다가 보면
가격을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가기에
한번쯤 서드파티의 제품을 고려하게 됩니다.

애플의 소모품의 가격정책이 늘 그래왔고
제품의 마감이나 완성도를 감안해 그러려니 하고 구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개인적으로 조금은 과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의 일은 낮은 확률로 발생할 수 있는 단순한 불량품이나
단순히 뽑기운이 좋지 않아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수입회사와 판매사의 불성실하고 안일한 사후대처가 참 아쉽습니다.

인명피해나 화재와 같은 커다란 사고로 이어지지 않았기에
그냥 다른 쪽으로 서로 책임을 넘기기만 하고 대수롭지 않게 소비자의 항의를 무시하다 보면
소비자는 제 풀에 지쳐 조만간 잊혀질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 같기에 말이죠.
(제품에 흔히 붙어 있는 **화재보험가입이라는 단어가
어쩌면 허울좋은 선전문구일 것만 같기도 합니다. -_-a)

요즘 일어난 슬픈 일로 인하여 불미스럽게 유행하고 있는 단어인
"안전불감증의 만연"이라는 말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GOPOD은 Griffi*, Mosh*, Incas* 등의 업계에서 나름 유명제품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MILI는 아이폰의 충전지를 비롯한 아이폰의 주변기기를 오래동안 만들어 온 회사인것 같고
제가 가지고 있는 MILI의 제품만 해도 아이폰3GS와 아이폰5의 배터리케이스, 8핀젠더 등 이미 3가지가 넘습니다.
물론 제품마감도 괜찮고 성능도 나쁘지 않았지만
이런 일을 생기고 보니 앞으로 GOPOD과 MILI의 제품은 절대로 구입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