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le의 프리미엄 태블릿 라인업 포문을 열어준 iPad Pro는 거대한 화면과 강력한 A9X 프로세서로 무장하고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마치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은 경험을 제공하는 Apple Pencil에 즐겁고 편한 타이핑을 약속하는 Smart Keyboard의 조합.

결국 iPad Pro가 시장을 씹어먹을 줄 알았죠. 하지만 디스플레이만큼 가격마저 그렇게 크고 아름다울 줄 몰랐고 내가 그린 그림은 5살 짜리가 그린 기린 그림일 뿐이었습니다. 제가 iPad Pro를 가지고 했던 것 중에 가장 크리에이티브했던 것은 Apple Pencil을 꼽아놓고 대형 부채라고 장난친 것 뿐이었으니까요.

Apple 제품은 2세대부터 사라고 했던가요? 이제서야 날렵하고 가벼워진 합리적인 프로의 이미지로 iPad Pro가 나왔습니다. 우선 무게가 정말 가벼워졌어요. 기존의 12.9형이 무거워 iPad Air 2를 사려고 생각하셨던 분들은 iPad Pro 9.7형도 생각해 보세요. 9.7형은 한 가지 큰 특징을 제외하고 iPad Air 2와 모습과 무게가 거의 동일합니다. 500그램이 되지 않는 무게와 iPad Air 2와 같은 크기로 돌아와 잃어버린 휴대성을 찾았다고 평가할 수 있죠.

타겟층인 프로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디스플레이는 전작보다 더욱 뛰어나게 발전했습니다. iPad Air 2와 같은 수준인 인치당 264픽셀에 2048x1536의 해상도를 보여주지만 더 넓은 색영역을 지원하는 와이드 컬러 디스플레이 기술을 채용하여 기존의 12.9형 제품보다 뛰어난 색 표현력을 자랑하게 되었죠. 영화 산업 표준 색영역이라는데 4K 촬영도 가능하겠다 그냥 영화 한 편 찍으러 가시죠?

그것만 달랐으면 12.9형 사용자들은 덜 억울했을지 모르겠지만 True Tone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9.7형은 다양한 조명 환경 아래에서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에 맞게 디스플레이의 색상과 빛의 세기를 자동으로 조절합니다.

이제 팀킬이고 뭐고 상관없다는 듯이 카메라 성능마저 향상되었습니다. 최신 유행인 카툭튀를 따르는 동시에 오토포커스도 빨라지고 True Tone 플래시 채용으로 더욱 자연스러운 사진도 찍을 수 있습니다. 렌즈도 밝아지고 4K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고 Live Photo까지 지원하며 반사광이 적은 사파이어 크리스털 렌즈 커버를 채용한 것까지. iPad Pro 9.7형은 iPad 라인업 중 가장 완벽한 카메라를 자랑하고 있죠.

외국에서 공수한 9.7형 제품을 며칠 사용하고 내린 결론은 이제서야 정말 Apple이 Pro를 프로처럼 만들었다는 느낌이 옵니다. 다른 회사의 제품들을 압살하라고 내놨더니 12.9형을 압살한 녀석. 기존의 Pro는 제쳐두고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iPad Pro 9.7형과 iPad Air 2 사이에서 고민할 것으로 생각되네요.

팁을 드리자면 약간 가격 부담감이 있는 Apple Pencil을 구매할 생각이 없으시다면 iPad Pro 라인을 과감히 포기하시라는 것입니다. 하드웨어는 iPad Air 2보다 뛰어나지만 Apple Pencil 없이는 반쪽짜리 제품이니까요.

스펙

iPad Pro 9.7형
색상 : 실버, 골드, 스페이스 그레이, 로즈 골드
용량 : 32GB, 128GB, 256GB
액정 : Retina 디스플레이 2048 x 1536 해상도(264ppi)
CPU : A9X 칩(64비트 아키텍처), M9 보조 프로세서
카메라 : 1200만 화소 뒷면 iSight 카메라, 후면 5백만 화소
동영상 : 4K 동영상 촬영
통신 : Wi-Fi(802.11a/b/g/n/ac), Bluetooth 4.2
배터리 : 웹 서핑, 음악 감상시 10시간 사용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