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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e] OS X의 탄생 my apple note (4)

본문

안녕하세요

새해를 맞이하는 애플 노트입니다. 오늘은 오에스 텐의 개발과정에 대해 써 보겠습니다. *__*


4. Mac OS X의 탄생

2001년 맥유저들의 화제는 단연 오에스 텐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애플을 큐브의 실패 위기에서 구해낸 타이타니움 파워북이나 뉴 아이북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지만 애플로서는 오에스 텐의 발표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스티브는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하드웨어는 개발시간이 적게 걸린다 그러나 그 수명이 짧다, 소프트웨어는 그 개발기간이 오래 걸린다 그러나 그 수명은 수십년을 간다" 오에스텐은 애플이 차기 수십년을 바라보고 만든 오에스입니다 따라서 다른 무엇보다도 큰 비중을 둘 수 밖에 없는 것이죠.

현제 여러분이 사용하시는 맥 오에스 텐은 넥스트스탭(NeXTSTEP)에 그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이 넥스트 스탭이라는 것은 스티브가 애플에서 밀려나(?) 넥스트(NeXT) 라는 회사를 설립하고 거기에서 만든 컴퓨터에 탑재되던 오에스였죠. BSD 유닉스를 기반으로 한 이 오에스는 그당시로는 획기적인 오에스였고, 지금 보더라도 상당히 잘 만들어진 오에스라 할 수 있습니다.



<넥스트 큐브의 포스터입니다>
"October 12 1988 Computing Advances To The NeXT Level"
next1.jpg


<애플 본사 4층 복도에 나와있는 넥스트- 피자 박스형>
next2.jpg


<애플 본사 4층 복도에 나와있는 넥스트 - 큐브형>
next3.jpg


문제는 이 넥스트 컴퓨터의 성능이 당대 최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넥스트사는 별로 이익을 보지 못햇습니다. 왜냐하면 이 넥스트 컴퓨터의 가격이 엄청나게 비쌌기 때문이죠. 스티브의 생각으로는 최고의 인력으로 최고의 컴퓨터를 만들기만 하면 수요는 저절로 따라올 것이라고 믿었으나 이미 IBM과 그 클론 컴퓨터의 위력은 강해져 있었던 겁니다. (오히려 스티브는 토이스토리를 만든 픽사(pixar)의 주식공모로 억만장자가 되었죠.) 이때 이 넥스트 컴퓨터를 구입한 곳은 주로 연구소같은 많은 연산이필요하고 안정적인 컴퓨터를 요구하는 곳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미국 옥션에서는 가끔 이 넥스트 컴퓨터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프랑스나 독일등 유럽에서도 이 넥스트가 나오는 경우가 있더군요.

이 넥스트 스탭은 솔라리스와 리눅스와 좀 비슷합니다. 넥스트 스텝은 NeXT 컴퓨터 뿐만이 아니라 인탤 프로세서와 PA-RISC (HP에서 나온 위크스테이션의 일종)에도 설치가 가능했었습니다. (저도 직접 깔아 본 적은 없으나 Intel용 CD는 가지고 있습니다.) 이때 이 넥스트 스탭에 포함되어 있던 것중 하나가 여러분이 들어보신 프로젝트 빌더(project builder)라는 현재의 오에스 텐 코코아 개발 툴의 전신이죠.


<넥스트스텝 CD와 매뉴얼들>
nexta.jpg


<넥스트스텝 메뉴얼 & 화면 스크린 샷>
nextc.jpg


그러다가 애플이 넥스트사를 인수하게 되고 차기 오에스의 기반으로 넥스트 스탭을 사용하기로 결정합니다. 이다음부터 많은 난관에 봉착하게 되죠. 기존의 맥 오에스와 전혀 다른 맥 오에스를 개발하면서 아울러 이전 오에스도 함께 지원한다는 것, 이게 보통일이 아니었던 겁니다. 한마디로 맥 오에스 텐은 이전의 오에스 8이나 9과는 달리 모든 코드가 새로 짜여졌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파인더를 비롯 모든 코드가 새로 쓰여졌고 아울러 이전의 오에스에서 돌아가던 어플리케이션들의 코드도 모두 새 로 쓰여져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건 정말 엄청난 작업이었습니다. 더군다나 완전히 다른 오에스인 오에스 텐에서 클래식이 돌아간다는 이것하나만으로도 대단하지 않습니까?

원래는 애플이 2000년 여름에 오에스 텐을 발표하기로 공표했었으나 계속 발표를 연기했었죠. 사실 2000년 8월경 디벨로퍼 릴리즈 4가 나왔을때조차까지도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끝도 없이 쏟아지는 버그, 이곳저곳에서 나타나는 오류들, 정말 엔지니어들간에서 조차 상당히 비관적이었습니다. 어떤날은 하루에도 두세개씩의 빌드가 이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말이 무슨말인가 하면 새 시험버젼이 나와서 인스톨하고 있노라면 벌써 다른 빌드가 나오더군요. 그중에는 치명적인 버젼도 있는데 가령 어떤 버젼은 설치후 메모리 유출 (memory leak)이 발생하여 초당 몇MB의 메모리를 잡아먹어 몇분내에 컴퓨터가 자동으로 뻗어버리는 것도 있었다고 합니다.


<오에스 텐 디벨로퍼 프리뷰(Developer preview) CD 들>
osxdev.jpg


버그들은 일반적으로 몇단계로 나뉘는데 가장 심각한 버그는 시스템 충돌 (system crash)를 일으키는 것들로서 P1으로 불립니다. 이 버그들은 고쳐지지 않는 한 쉬핑불가이므로 어떤 팀이 이 P1 버그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동정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한마디로 고칠때까지 죽어나는거죠. 시스탬 크래쉬 버그중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소위 패닉(panic)이라 불리는 버그였습니다. 스티브가 내세우던 것이 절대 다운되지 않는 오에스 즉 개개의 어플들은 다운되더라도 메인 오에스는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오에스를 주창하였으므로 이 패닉 리포트는 아주 중요했습니다. 문제는 이게 한번 일어나면 컴퓨터가 멎어버리므로 화면의 문자들을 카피할 수 없다는 것이었죠, 이 패닉을 리포트하기 위해서는 화면에 보이는 거의 모든 16진수들을 전부 찍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다른 컴퓨터를 이용해서 패닉상태의 컴퓨터 화면을 일일이 찍어넣어야 하는데 이게 상당한 노가다 작업이었습니다. 넘 귀찮아 간혹 컴퓨터를 리스타트하는 경우도 있었는지 한번은 패닉 생기면 절대 리스타트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일도 돌더군요^^;


<패닉 (panic) 이 일어난 화면>
panic.jpg


P2나 P3버그들은 P1만큼 심각하지는 않으나 역시 반드시 고져져야 할 버그들로 이또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P4정도 되면 압력이 덜하죠. 때로는 다음 버젼에서 고치는 것으로 미뤄지기도 합니다.

모든 버그들은 레이다(radar)라는 프로그램으로 리포트가 되어집니다. 일단 버그가 발견되면 그 환경 즉 오에스 문제인지 하드웨어 문제인지 등과 사용왼 오에스, 버그를 발견하는 절차 등을 기록하게 되었있죠. 이말은 다시말하자면 버그가 재생 가능해야만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어쩌가 간혹 일어나는 버그는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떨어지게 되죠. 따라서 맥 유저분들이 버그를 리포트하고 싶으시다면 그 사용환경과 그 버그가 나타나는 절차를 정확히 적어주셔야 도움이 됩니다. 예를들어 "간혹 엠에스 워드가 죽어버려요" 하는 것보다는 "오에스 텐10.1에서 부팅후 퀵타임을 먼저 켜고 무비를 돌리는 상태에서 워드를 실행시키면 항상(또는 십중 팔구는)다운이 됩니다, 단 무비가 실행중이지 않을 때나 퀵타임을 워드 다음에 실행 시에는 괜찮습니다" 와같이 리포트하는 것이 당연히 효과적이죠. 이 버그 리포트를 '제대로' 하는 것도 때로는 버그 수정만큼 어렵고 며칠 걸리기도 합니다.


<레이더(radar)의 시작 화면 - 개미핥기가 버그를 잡는 모습이죠^^;>
radar.jpg


하여간 이 골치아프던 오에스가 2000년 연말을 기점으로 확 달라지더군요. 저도 그때는 크리스마스 날에도 나와서 일했던 것으로 기억됩니다만, 어쨌는 2월에 들어서니 그 많던 버그들이 엄청나게 줄어들었습니다. 어느정도 안정적이게 되었고요. 이때 정말 무엇을 처음으로 새로 만든다는 것은 그 다음에 따라서 만드는 것에 비해 수백배 힘들다는 말이 절실하게 실감이 났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당시 제 마음에 품고 있던 말이 있었습니다. 제 매니저가 해준 말입니다. 네 학위논문을 과연 세상에서 몇명이나 읽을 것이라 생각하냐고요. 수백명? 아주 재수 좋으면 몇천명 정도 되겠죠. 허나 제 손길을 거친 컴퓨터와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사람의 손에 의해 사용될 것 같냐고요. 맥의 시장이 작은 편입니다만 그래도 적어도 5백만에서 수천만명의 사람들이 맥을 쓰고 있죠. 이 오에스 텐이라는 역사적인 프로그램이 완성된 후 이세상 어느 맥 상점에 들어가서 오에스 텐이 돌아가는 맥을 켜고 내가만든 어플을 돌리며 "I made this"를 자랑스럽게 외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할 것인가를. 이는 저뿐만이아니라 애플의 여러 엔지니어들의 공통된 생각입니다 그러기에 애플의 제품에는 뭔가 다른 특유의 혼이랄까 정신이 베어 있는 것이죠.

출시를 한달 남겨둔 3월은 정말 바빴습니다. 끊임없는 테스팅이었죠. 마침내 화이널 버젼인 GM(Grand master)버젼이 나왔습니다. 코드네임 Cheetah, 빌드넘버 4k78 이었죠. 그리고는 2001년 3월 24일 역사적인 오에스 텐이 출시되었습니다. 이날은 하루종일 일이 손에 안잡히더군요. 무언가 불가능해보이는 것이 이루어졌다는 느낌, 그 중에 내가 있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그야말로 생전 처음 겪어보는 느낌이엇습니다.

물론 그뒤로도 할 일은 많았습니다. 사실 오에스 텐은 10.1 (코드네임 puma) 에 와서야 어느정도 실질적인 오에스로서의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형용하기 힘든 그 느낌을 다시 맛볼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 다시는 없을지도 모르죠.

오에스 텐이 출시되고 스토어에 나온 티셔츠에는 "The future begins here" 라고 적혀 있었는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에게만 배포된 검은 티셔츠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 "Let me show you the future".

그날 쿠퍼티노의 축하 불꽃을 보고 와서 밤늦게 잠을 못이루고 글을 썼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새해가 시작되는 오늘 문득 그날의 일이 생각이 나서 잠도 미룬체 적어 봤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wave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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